알 카에다 테러 발생 후 10년 만에 성탄예배 드린 바그다드 기독교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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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알 카에다 무장세력에 의해 테러 공격을 받았던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위치한 한 교회가 10년만에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수십명의 성도들이 희생된 구원의성모마리아교회(Our Lady of Salvation Church)는 올해 다시 그들의 예배 장소에서 성탄절을 기념했다.

테러가 발생한 당시 18세였던 교인 사바 윌리엄은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없었다”면서 “누구도 교회에 다시 나갈 수 있거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서 다른 교인들과 함께 경찰과 보안 요원들의 보호 속에 성탄절을 축하하고 10주년을 기념했다.

이라크 기독교 공동체는 수년간 분쟁을 겪으며 공격의 표적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피난을 갈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CP에 따르면 30년전 140만명이었던 기독교 인구는 40만명 이하로 감소했다.

이라크 출신 기독교인인 요제프 슬리브 국회의원은 지난 2017년 터키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003년 이후 150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해외로 도피했다”고 했다.

그러나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이라크 국회는 크리스마스가 연례 국경일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룩스 나우(Crux Now)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대통령은 성탄절 전날 바그다드의 성요셉 성당에서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고국에서 안전하고 품위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그들의 종교적 문화적 권리는 보호되어야 한다. 이라크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그들은 이라크 국민들의 중요한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의 다양성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기독교인 없이 종교와 민족의 다양성이 우리에게 주는 힘은 확실히 잃어버릴 것”이라며 “최근 몇 년 동안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이곳에서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은 내년 3월 초 이라크를 방문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바그다드와 남부 도시 우르, 기독교 중심지인 니네베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