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상공 나는 택시…'K-드론시스템' 통해 동시 관제

국토부‧서울시, 도심 첫 실증 행사…수직 이착륙기도 첫 투입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도시 하늘을 열다라는 부제로 열린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 행사에서 중국 이항사의 2인승급 드론택시용기체 이항216이 시범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띠, 띠, 띠.'

11일 오전 '도심항공교통 서울실증'이 열린 서울 여의도공원 물빛무대 행사장.

갑자기 어디선가 사이렌이 울리고, 한강 둔치 위를 날던 드론(무인항공기) 4대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UVR(긴급공역예약)을 발령합니다. 드론택시 비행 실증을 위해 관제 센터를 통해 여러 대의 드론에 일괄적으로 명령을 내려서 안전하게 산개하는 기술입니다. 놀라지 마세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개최한 이날 행사는 국내 최초로 열린 도심 내 'K-드론 시스템'의 실증 행사로 주목을 받았다. K-드론시스템은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이 동시 비행을 지원하는 일종의 관제시스템으로서, 드론 시대 개막을 위한 필수적인 안전 운항 기술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6대의 다양한 크기의 드론이 물품배송, 교통량조사, 측지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드론은 도심항공교통에 대한 서울시민들의 기대가 담긴 편지와 행사일 당일인 11월11일을 기념하는 가래떡, 젓가락 등의 물품을 싣고 하늘을 오갔다.

특히 이날 중국 이항사가 개발한 2인승급 기체(EH216)가 실제로 여의도와 한강 상공을 날았다. 대도시권 지상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택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이 기체는 물빛무대에서 수직으로 이륙해 서강대교 방향으로 비행을 시작해 한강 위를 두 차례 순회한 뒤 착지했다. 상공을 나는 중에는 프로펠러 날개가 돌며 소음을 유발하기도 했으나, 이착륙 시에는 별다른 소음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기체 한 대의 가격이 수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상용화의 큰 벽을 하나 넘은 셈이다.

헬기 등에 비해 소음이 작은 프로펠러 날개를 여러 개 사용하고, 항공 엔진 대신 전기 동력 장치를 이용해 소음을 낮춘 덕분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에어컨 실외기 소음 크기인 75㏈ 정도까지 저감 기술이 개발됐고, 앞으로 약 15㏈ 데시벨을 낮춰 60㏈ 수준까지 내리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이 추진 중이다.

이날 행사는 드론택시가 처음으로 우리나라 상공을 안전하게 비행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지만, K드론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8대의 드론 운항을 안전하게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EH216 같은 무인비행장치를 K-드론 시스템 같은 관제 시스템에 연결해 운항을 제어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일이다.

국토부는 오는 2022년 12월까지 정부 지원 연구개발(R&D) 사업으로 'K-드론 시스템'을 추진 중이다.

K-드론시스템은 비행 계획 관리와 위치추적 등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것으로, 일반 항공기로 치면 관제기관의 역할을 한다. 항공기는 항공교통관제사가 비행 방향, 고도 등 관제 지시를 통해 조종사의 안전 운항을 돕지만,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은 드론의 경우 별도의 관제 방식이 필요하다.

이 시스템을 통해 드론교통관리사업자(USS)는 주변 드론과 간격 분리, 비행경로상 안전 모니터링, 기상 및 기체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어 비행 안전성이 향상되며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손명수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이번 서울 실증을 통해 우리는 곧 펼쳐질 도심항공교통의 미래를 앞당겨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 차관은 "행사를 통해 제도·기술·서비스 등 우리 앞에 놓인 여러 과제들을 확인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로드맵에 따라 국내기업들에 대해 eVTOL(전기동력 수직이착륙 항공기)과 같이 신기술이 적용된 드론택시 기체의 비행기회를 계속 제공하고 상용화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를 조속히 마련하는 등 국내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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