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혼돈의 시대에 위기 탈출법

오피니언·칼럼
설교
홍석균 목사

본문 : 예레미야 51장 41-53절

중국 요주(遼州)땅은 신동(神童)이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인물(人物)은 나지 않기로도 소문난 땅이기도 하다. 신동이 많으면 인물도 많아야 하는 법인데, 거꾸로 된 것이 이상한 곳이다. 이유를 알아보면 어릴 때부터 신동들에게 오만함을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송나라 때에는 대여섯 살 된 신동에게 시험을 치러 벼슬을 주는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이 벼슬이 탐이나 아이들을 가둬놓고 매로써 오경을 가르쳤다. 그리고 벼슬을 얻게 되면 비단옷을 입히고, 말을 태워 여행을 보내면서 주변에서 우러러보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이 아이들에게 오만함을 배우게 했고, 결국 신동은 되지만 인물로서는 자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예레미야 51장은 50장에 이어 바벨론심판을 예언하고 있다. 바벨론은 우리가 잘 알듯이 범죄한 유다 백성들을 하나님이 심판하기 위해 들어 사용하신 나라였다. 그런데 그 나라를 향해 다시 멸망을 선포하고 계신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바벨론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셔 놓고, 이제 와서 심판하신다고 하신 것일까? 이유는 한가지이다. 심판의 도구였던 바벨론이 스스로 심판의 주체라고 착각하고 오만했기 때문이다. 바벨론은 셈족 계통의 원래 작은 부족국가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은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이라는 비옥한 땅에서 정착하면서 지리적인 엄청난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그러한 혜택을 무기를 만들고 주변나라를 정복하는데 사용했던 것이다. 그러자 그들은 그 힘과 능력이 마치 자신에게서 온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더 잔인한 방법으로 주변 나라를 학살해 갔다. 그들의 오만함은 창세기 11장에 교만함이 하늘을 찔렀던 바벨탑 사건과 똑같이 죄를 범했던 것이다. 결국 이런 바벨론에게 하나님은 멸망을 선고했고 비참한 멸망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슬프다 세삭이 함락 되었도다 온 세상의 칭찬 받는 성읍이 빼앗겼도다. 슬프다 바벨론이 나라들 가운데 황폐하였도다.”(41절)

개인이든, 국가이든, 어느 공동체이든 진정한 모습은 언제 알 수 있는가? 힘을 가졌을 때이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을 때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속으면 안 된다. 개인이든 공동체이든 진정한 모습은 힘과 권세를 잡았을 때 보면 정확하게 드러난다. 어떤 이들은 힘과 권세가 마치 자기에게서 나온 양 눈빛부터 달라진다. 거드름 피우고 무례하고 거만하다. 그러나 모든 힘과 권세가 자기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것을 아는 자들은 겸손하다. 요셉의 됨됨이가 언제 진가를 발휘했는가? 형들에게 팔려 갈 때, 모함을 당할 때, 감옥에 있을 때인가? 그때도 그는 하나님을 의뢰했다. 그러나 그의 진가는 총리에 자리에 올랐을 때였다. 그는 권좌에 올랐을 때 권력을 휘두르지 않았다. 남용하지도 않았다. 나눠 줄 수 있었고, 용서할 수 있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여기까지 온 것이 우리의 힘이었는가? 인간이 아무리 강해 보여도 모세혈관 하나만 막히면 파리 목숨과 같다. 인간이 아무리 지혜롭게 보여도 뇌세포 하나만 다쳐도 치명적이다. 우리의 생명, 건강, 재물도 하나님이 거둬 가시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주신 이도 하나님이시요, 취하신 이도 하나님이심을 믿으시길 바란다. 온 세계가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깨닫고, 있어도 겸손하고, 없어도 겸손하여 전능한 자의 보호하심을 받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길 축복한다.

바벨론의 오만함을 꾸짖으신 하나님께서는 이제는 유다에 덧붙이신 요구가 있었다. “나의 백성아 너희는 그 중에서 나와 각기 여호와의 진노를 피하라.”(45절) 바벨론이 멸망할 때 바벨론에서 속히 빠져나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경계해야 할 것이 있었다. “너희는 나약하게 말며 이 땅에서 들리는 소문으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라 소문은 이 해에도 있겠고 저 해에도 있으리라 그 땅에는 강포함이 있어 다스리는 자가 다스리는 자를 도로 치리라.”(46절) 세상 소문을 따르지 말라는 말이다. 바벨론이 멸망할 당시 소문들이 무성했다. 바벨론 보다 더 강력한 나라가 일어날 것이니 그 나라를 의지해야 한다. 아니다. 바벨론을 이길 수 있는 나라는 없으니 바벨론을 의지하라. 아니다. 이렇게 불안한 이 때에 다시 애굽을 의지해야 한다고 하였다. 수많은 소문들이 난무하면서 유다 사람들을 혼돈 속에 빠졌던 것이다.

여러분들은 지금 무엇을 듣고 있는가? 무엇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세상의 소문에 너무 민감하지 말길 바란다. 늘 말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늘 말을 만들어 낸다. 부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늘 부정적으로 말한다. 우리가 민감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는 약육강식의 시대이다. 약육강식의 생존전략은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치관은 세상의 전형적인 가치관이다. 그러한 세상의 잡다한 소음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오직 성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만이 살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유다 백성들의 살길은 무성한 소문에 민감하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하고 계신다. 이 세속주의의 수많은 소음 속에서 성령의 소리에만 집중하길 기대하신다. 그때 하늘로부터 임하는 지혜를 얻을 것이요, 살아가야 할 삶과 가야 할 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혼돈의 시대 속에서 성령의 음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거대한 세속주의의 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길 축복한다.

홍석균 목사(한성교회 청년부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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