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교계 지도자들 “레바논 폭발사고 피해자 위해 기도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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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폭발 사고. ©Sky News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건물과 차량 등이 파손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이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중동교회협의회는 “재앙이 덮친 베이루트가 비극에 직면해 있다”면서 “(베이루트와) 함께 하자.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과 부상을 입은 이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자. 오 주님, 사랑하는 레바논과 마음이 깨어진 현지인들에게 자비를 내려주소서. 당신의 얼굴을 우리에게서 가리지 마소서!”라고 기도했다.

안티오키아 마론파 총대주교인 베차라 보우트로스 라이 레바논 추기경은 “베이루트 항구에서 일어난 대규모 폭발로 이 곳은 폐허로 변했다. 베이루트는 황폐해졌다”고 말했다고 지난 5일 가톨릭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교회는 레바논 전역에 구호 네트워크를 구축했지만 그 자체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새로운 커다란 의무에 직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라이 추기경은 폭발 사건의 참상에 대해 “총성 없는 전쟁이다. 모든 거리, 이웃 및 주택 등 모든 것이 파괴되었고 폐허로 변했다”면서 “(교회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 부상자, 난민과 연대해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관에 기꺼이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루트에 거주하는 미국 장로교 선교부 소속 스콧 파커 목사는 SNS를 통해 자신들이 폐쇄됐다고 전했다.

장로교 뉴스 서비스에 따르면 파커 목사는 “공중에 떠다니는 화학 물질 확산으로 인해 집에 머물러 있으라는 명령을 받았다”면서 “취약자들과 병원, 구조 대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대주교는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끔찍한 폭발로 영향을 받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주여,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라고 했다.

트루로의 필립 마운트스테판 주교는 “베이루트를 위해 애도하고 있다”고 했다. 박해에 관한 정부 보고서를 감독 중인 마운트스테판 주교는 2년 전 CMS 미션과 함께 이 도시를 방문해 트루로 교구와 현지 기독교인들 사이를 연결시켜 주고자 했다.

폭발 지역 인근에 위치한 프란치스코 수도사들의 모임인 쿠르토디아 테래 상테(Custodia Terrae Sanctae)는 소속 사제들이 무사히 대피했다고 밝혔다.

영국과 웨일스 가톨릭 교회 수장인 빈센트 니콜라스(Vincent Nichols) 추기경은 폭발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언급하면서 “공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베차라 보우트로스 라이(Bechara Boutros al-Rahi)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규모 폭발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을 위해 진지하게 기도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은 레바논 전체에 엄청난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여러분 모두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특히 잉글랜드와 웨일즈 가톨릭 공동체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나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며 부상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이 끔찍한 사건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천 에이드(Christian Aid)는 “레바논의 곡물 수입을 위한 주요 관문인 항구가 파괴된 것은 이 나라에서 문제됐던 기존의 식량 부족을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항구의 곡물 저장고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폭발사건은 극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으며, 더 많은 레바논 국민들은 빈곤에 취약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6일 현재 레바논 보건부는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157명으로 증가했고 부상자는 5천명 가량이라고 전했다. 베이루트 항구 폭발 사건으로 이미 사회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던 레바논에 또 다른 위기가 가중됐으며 약 30만명이 이 사건으로 인해 집을 잃었다고 CT는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항구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대규모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방송 LBCI는 최고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 근로자들이 문을 용접하던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