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N차 감염 넘어 N차 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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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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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후 한달, 수도권 집단감염 사망자도 늘어

수도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집단감염 전파 사례로 추정되는 감염 경로가 확인되면서 추가 전파의 단위가 N차 감염을 넘어선 N차 집단감염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요 감염경로만 막으면 통제할 수 있는 N차감염과 달리 N차 집단감염은 여러 곳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동시에 속출해 방역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5월6일 이후 6월10일까지 방역당국에서 파악한 수도권 내 집단감염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277명, 경기 부천 소재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 139명,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88명, 경기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관련 확진자 21명, 한국대학생선교회 관련 확진자 11명,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 14명, 경기 광주 행복한 요양원 관련 확진자 9명,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 68명, 서울 양천구 운동시설 관련 확진자 51명, 서울 중구 소재 KB 생명보험 TM 보험대리점 관련 확진자 13명, 서울 강서구 소재 SJ 투자회사 콜센터 관련 확진자 4명, 인천 미추홀구 일가족 확진자 5명, 서울 강남구 소재 삼성화재 영업점 관련 확진자 4명, 인천 남동구 예수말씀실천교회 관련 확진자 5명 등이다.

52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처럼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지만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에서 나타난 확진자는 역학조사 결과 용인 큰나무 교회를 방문했는데 이곳에서 19명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큰나무 교회에서 예배를 봤던 경기 광명시 노인복지시설 입소자도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시설 전수조사 결과 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경기 용인 큰나무 교회→경기 광명 노인복지시설까지 3차 집단감염 전파 사례이다.

여기에 서울 관악구 소재 리치웨이를 방문한 확진자를 조사한 결과 구로구 소재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2차 집단감염 사례로 추정되는 경우다.

N차감염의 경우 신천지 사례처럼 신천지 신도 등 주요 발생원인(클러스터)을 차단하면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N차 집단감염은 클러스터 자체가 늘어나고 이 클러스터들을 통한 접촉자도 확대되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워진다.

집단감염 전파 경로를 보면 밀폐된 공간에서 시작돼 밀집한 활동이 이뤄지는 운동시설(탁구클럽)로 이어진 다음 종교시설을 거쳐 고령층이 다수 이용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전파가 진행됐다.

다양한 장소에서 다수가 감염되다보니 이들로부터 전파된 집단 중 취약집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고위험군에게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치명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활 속 거리두기가 적용된 5월6일 이후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총 20명 발생했는데 이 중 수도권 집단감염과 관련된 사망자는 현재까지 총 3명이다. 1명은 지난달 24일 사망한 원어성경연구회 관련 확진자다. 나머지 2명은 지난 9일 사망한 쿠팡 물류센터, 행복한 요양원 관련 확진자다.

6월3일 코로나19 관련 중증 환자와 위중 환자는 총 8명으로 103일만에 한 자릿수로 내려왔지만 불과 6일 뒤인 9일 18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6일 기준 위중 환자 2명과 중증 환자 5명이 수도권 집단감염과 연관된 확진자다.

이태원 클럽부터 시작한 수도권 집단감염이 한 달 정도 지나고 집단감염의 여파가 고위험층으로 이동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중환자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관건은 이동과 접촉 최소화를 통한 전파 가능성 차단에 달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8일 실시한 종교시설과 유흥시설 등 현장점검에서 304건의 방역수칙 위반사례가 확인됐다. 5월2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 중이지만 국민들의 이동량은 그 전과 비교해 약 1%만 감소해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일 울산대학교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특별한 방법보다는 일반적인 방법밖에 없다"며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접촉을 줄이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고령층과 젊은층이 같이 동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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