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버티는' 자영업자들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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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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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 최대
코로나19 방역으로 휴무한 식당 ©뉴시스

고용 취약계층에 가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가 지표로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등 고용안전망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이 통계 작성 시작(2009년 6월) 이래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말 그대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들의 위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지난달 구직급여 지출 규모가 898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신규 신청자 수는 1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 증가했다. 구직급여 통계는 실직자가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지만 문제는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들이 영세사업장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위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역시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빚을 내 버티고 있거나 휴업, 혹은 아예 폐업하는 경우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들이 받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사업자대출 증가폭은 3조8000억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15년 7월(3조7000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영업자들이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은 시설 투자 등 향후 이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대기업대출과는 성격이 다르다.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자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내놓은 금융지원책 등 정책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출 금리 인하나 만기 연장 등은 당장 숨통을 터 줄 수는 있어도 매출 회복과 같은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볼 수 없다.

나이스(NICE) 리서치센터 박희우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개인사업자대출 보유 자영업자의 특성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여러 금융회사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들의 비율이 전체 차주(借主·빌려 쓴 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다.

한 곳에서만 빌린 차주 비율이 2015년 10월 81%에서 작년 10월 77%로 낮아진 반면 2곳 이상에서 빌린 이들의 비율은 같은 기간 19%에서 23%로 상승했다. 여기에 작년 10월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3개 이상 보유한 자영업자들의 잠재부실률은 4.7%로 전체 자영업자 잠재부실률보다 1.5%포인트(p)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금리에다 상대적 취약 차주들이 몰려있는 비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에서 비은행업권 대출금액 비중은 2015년 16%에서 작년 27%까지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의 연체율도 상승세다.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35%)은 비교적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문제는 역시 비은행권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3%로 1년 전(4.0%)보다 0.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2.12%로 2018년 말(1.34%) 대비 0.78%p나 상승했다.

감독당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잠재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고용보험 미가입자를 포함한 일자리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이 이번 주에 발표된다. 지난 2월 달 지표에서 일시 휴직자는 14만2000명(29.8%)이나 늘었다. 추석 연휴 영향을 받았던 2011년 9월(32만4000명) 이후 가장 많다. 일시 휴직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정부 재정일자리 사업 중단, 외식업 등의 일시 휴업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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