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혐오 프레임’으로 표현의 자유 침해 말라

사회
  •   

속칭 '성소수자' 범위에 대한 사회 합의 없어
'혐오'와 '정당한 비판'의 정의조차 불분명해

작년 서울시청 내 다수 공무원이 서울광장 퀴어행사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내부 직원 대상 조사 결과 참여인원의 약 66%는 퀴어행사의 시청광장 개최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다고 답했다. ©서울시청기독선교회

작년 5월 7일 서울시청에서 뜻이 맞는 동료 공무원들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퀴어행사의 음란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광장 사용 신고를 반드시 불수리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 일에 대하여 지난 2월 24일 서울특별시 시민인권침해구제위원회(서울시 인권위원회)의 결정문이 나왔는데, 성명서 발표가 차별·혐오 표현을 한 것으로 대한민국헌법 제10조 및 국제인권규범을 위반한 인권침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인권위원회는 해결책으로 서울시에 두 가지를 주문했다. 첫째 서울특별시 공무원들의 공무 수행과 관련하여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발생하지 않도록 혐오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둘째 '서울특별시 공무원 복무조례'를 개정하여 차별 및 혐오 표현 금지 조항을 신설하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평소 소신에 따라 의견을 발표한 공무원들은 그들이 말하는 소위 '혐오세력'이 되어버렸다.

이 서울시 인권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필자는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고 싶다. 우선 성명서는 성소수자를 비판한 것이 아니다. 많은 시민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청광장에서 해온 부도덕한 행사를 막아달라고 한 것인데, 이를 과도하게 성소수자의 존엄성을 부인한다고까지 표현하며 차별과 혐오를 했다고 결론내렸다. 이것은 큰 문제가 있다.

서울시 인권위원회의 시정권고결정은 2019년 12월 20일 내려졌으나, 통지는 지난 2월 24일 이메일을 통해 전달받았다. 이의제기는 3월 23일까지다.
서울광장과 같은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열린 공간에서 많은 일반 시민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행사를 하지 않았다면 우리 공무원들이 성명서를 낼 일이 있었겠는가. 반대로 성소수자가 아닌 단체가 시청광장에서 유사한 행사를 했어도 우리는 반대의견을 냈을 것이다.

대상과 그 대상이 하는 행위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공원에는 사람들과 어린아이들이 많으니 담배 피우는 것이 옳지 않다"고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흡연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혐오세력'이라고 치부하고 입을 막아버린다면 그게 정상적인 사회는 아닐 것이다. 그런 사회에서 누가 어떤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혐오 프레임'이 '내로남불'의 관점에서 잘못 쓰인다면 심각한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혐오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주체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을 긋느냐에 따라 혐오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교회가 잘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사회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이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인간적 존엄성을 모독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크리스천들도 퀴어행사의 문제점에 대해 자유롭게 외치는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그건 크리스천 공직자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혐오 프레임'은 상대방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위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속칭 '성소수자'의 범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사회적 합의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서부터 혐오이고, 어디서부터가 정당한 비판인지 정의조차 불분명하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표현, 양심, 사상의 자유가 있다. 혐오라는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언어 프레임으로 상대방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된다. 서로 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대한민국이 계속될 수 있길 기도한다.

한휘진 서울시청기독선교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