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여 위장 교회” 속속 드러나는 ‘은폐’ 정황

사회
사회일반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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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신도 수와 장소 투명하게 공개한 것 맞나?

‘고발 조치’ 대구 등 지자체들 신천지 정보 불신
자체 조사와 제보로 직접 찾아… 방역 장애물로

전북 관계자들이 한 신천지 집회 장소에 시설폐쇄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신천지가 28일 “코로나19와 관련하여 신천지예수교회가 의도적으로 성도수를 은폐한다는 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오히려 그에 반하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구시는 이날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단을 누락하고 대구시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책임자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하겠다고 했다. 앞서 신천지 측이 제출한 명단을 27일 정부에서 받은 것과 대조한 결과, 총 1,983명이 누락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SNS에 “신천지 측이 ‘명단 차이는 미성년자 포함 여부에 따른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경기도가 강제역학조사로 확보한 명단에는 있으면서 정부에 제출한 명단에 없는 사람중 미성년자 아닌 사람이 388명이나 된다”고 했다.

또 “경기도 명단에는 없지만 정부제출명단에만 있는 사람이 197명이나 된다”면서 “자꾸 이런 식으로 거짓말하고 왜곡하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직시하라.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방역에 적극 협조하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이는 앞서 이 지사가 신천지가 정부에 제출한 신도 명단과 경기도 자체 조사 명단에 1,974명의 차이가 난다고 지적하자, 신천지 측이 “질병관리본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한 자료에 미성년자가 제외된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질병관리본부에 미성년자의 명단까지 포함한 전 성도 명단을 제공했다”고 해명한 데 따른 것이다.

신천지는 또 “보건당국이 각 지역자치단체에 제공한 것은 주소지 기준으로, 교회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예를 들면 교적이 과천교회이나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인천일 수 있다. 또한 주소가 불분명하거나 현 거주지와 주소지가 다른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송하진 전북도지사 역시 이날 “정부가 제공한 신천지 명단과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황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며 “신천지가 정부에 제공한 신천지 신도 명단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전북도는 정부에서 신천지 신도 명단을 받은 27일 오후, 도민들에게 주변 신천지 교인에 대해 제보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이후 제보가 폭주해 이날 오후 2시 기준 746명의 명단을 확보했다. 특히 정부 명단에 기초해 일부 조사한 결과 대구·경북을 방문했다고 밝힌 이들이 총 27명으로 나타나 당초 신천지 측이 밝힌 2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비단 신도 수만이 아니다. 모임 장소에 대한 의혹도 끊이질 않는다. 포항시는 은닉된 신천지 교인들의 모임장소 4곳을 시민 제보로 밝혀내 즉각 폐쇄조치 했다고 28일 밝혔다. 대구시도 이날 신천지 관련 시설 34곳을 폐쇄했다. 당초 관리대상 시설은 25곳이었으나, 자체 조사와 시민제보 등으로 9곳을 추가 확인해 강제폐쇄 명령을 내렸다.

지난 25일 신천지 과천본부 긴급강제조사 결정을 알렸던 이재명 지사는 당시 “신천지 측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확실한 방역을 할 수 없다”며 “실제 오늘 확진판정을 받은 성남의 한 확진자는 대구 집회에 참석했지만 신천지가 밝힌 20명 신도 명단에는 빠져 있었다. 어제 현장확인을 통해 신천지가 밝히지 않은 시설 34곳을 추가로 발견하기도 했다”고 했었다.

코로나19가 신천지를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하자 이들의 ‘위장 전략’이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교계 한 관계자는 신천지가 최근 공개한 모임 장소 1,100곳 외에도 전국에 100여 곳의 ‘위장 교회’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것까지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신천지는 28일 “신천지예수교회는 모든 자료를 정확하게 보건당국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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