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정부, 기독교인 보호에 의지 갖고 있나?”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보코하람에 참수된 목사 관련 성명 발표
©Melodyinter World 유튜브 캡처

나이지리아 기독교협회(CAN)가 보코하람에 의해 참수된 것으로 알려진 현지 목회자와 관련, 나이지리아 정부에 답변을 요청하고 3일간 기도와 금식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참수 소식이 전해진 후 CAN은 나이지리아 북동쪽에서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의 기독교들을 향한 공격과 납치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CAN의 리더이자 형제교회 목회자였던 안디미 목사는 지난 1월 초 보코하람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되었고, 얼마 후 교회와 정부 지도자들에게 석방을 호소하는 영상에 등장했지만 끝내 참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안디미 목사는 신앙을 포기하라는 납치범들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한다.

CAN은 성명서를 통해 "안디미 목사의 석방을 위해 교회는 모든 일을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군사력이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다"며 "뿐만 아니라 익명의 총격범에 의해 살해된 루터교 목사의 죽음 역시 애도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는 기독교인과 무고한 나이지리아인의 납치,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같은 반란에 패배하고 제압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수치심을 느낀다. 정부가 패배할 때마다 우리 국민은 더 많이 살해되고 있고 이것은 도덕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슬픈 일"이라고 규탄했다.

한 인권 비정부기구는 지난 2019년 한해에만 보코하람과 풀라니 급진주의자들에 의해 최소 1천명의 기독교인이 살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CAN은 "이같은 사실에 비추어볼 때 우리는 모하마두 부하리 대통령 하의 연방 정부가 기독교인들을 전멸하려는 반군들과 야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면서 "나이지리아 정부는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살인과 폭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치안은 정부가 갖고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부하리 대통령에게 보안 리더십을 재구성해 종교적 편향과 족벌주의에서 벗어나기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CAN은 또 연방정부에 보코하람과 IS에 의해 납치된 기독교 청소년인 레아 샤리부(Leah Sharibu)를 비롯한 수백 명의 다른 희생자들의 석방을 보장 할 것을 촉구했다.

CAN은 "국민을 보호할 수 없는 정부는 실패한 정부"라며 안디미 목사가 영상을 통해 석방을 요청한 후 정부가 어떤 일을 했는지, 정부가 테러리스트들과 진실로 싸울 각오가 되어 있는지, 정부는 국민의 안보가 보장되기를 희망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정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나이지리아 정부는 그간 기독교인에 대한 잔인한 폭력과 살인이 종교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극단주의자들은 주로 기독교 공동체와 지도자들을 목표로 삼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 역시 요구했다.

CAN은 "정부가 계속 현실에 직면하지 않는 한, 테러리스트들은 범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가 말살 위기에 처한 기독교인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거의 희망을 잃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오픈도어 USA의 2020 세계감시목록(WWL)에서 12위에 오른 국가다. 오픈도어 USA의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카메룬과 부르키나 파소로 흘러 들어오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