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함께 살고 같이 구함 받는 해가 되기를"

한국교회언론회, 2020년 신년사 발표

소망풍선을 하늘 높이 날리며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고 있다.

<2020년 신년사> 올해는 함께 살고 같이 구함 받는 해가 되기를

대망의 2020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움을 구하고 건강한 변화를 원한다. 지난해에는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 가운데 1위가 공명지조(共命之鳥)로, 함께 죽는다는 것이었다. 2위는 어목혼주(魚目混珠)로,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운 혼란 상태를 말한다. 또 3위는 반근착절(盤根錯節)로, 뿌리가 많고 마디가 이리저리 얽혀있다는 것으로, 역시 혼잡을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준도 없고, 상식도 사라지고, 마지노선도 없이, 끝없이 추락하는 것 같아 매우 불안하고 어두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초갈등과 초긴장에 순리를 따르지 않고, 많은 일들이 역류(逆流)하는 듯한 모습을 본다.

올해에는 4월에 총선이 있어 독행기시(獨行其是)가 일어날 소지가 더 커졌다. 즉,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극한 대립의 시대가 되기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나 이런 독선과 대립은 공멸로 갈 것임을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는 이 땅에 공동운명체로 살아가고 있다.

이솝 우화에 보면, 개구리와 쥐가 친구가 되었는데, 어느 날 개구리가 쥐를 자신의 발에다 묶고 마치 선행이라도 하듯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수영을 못하는 쥐는 곧 익사하고 말았다. 죽은 쥐의 시체를 보고 공중에서 매가 날쌔게 날아 내려와 낚아채니, 쥐의 발목에 묶여 있던 개구리도 같이 매의 밥이 되고 말았다고 한다.

우리는 올해, 함께 살고, 같이 구함 받는 공명지구(共命之救)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어설프고, 분열을 조장하는 인간들의 손에 의해서가 아니라, 창조와 섭리와 역사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이끌어 가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우선이라면, 인권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올해는 2500만 북한 주민들의 생명과 자유를 위하여 함께 기도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공명지구(共命之救)가 아니겠는가?

옳고 그른 소리에 관계없이, 상생과 화합의 목소리만 외치는 이들도 완전하지 못하며, 반드시 나만 옳다는 독선도 문제이나,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눈치를 보지 못하는, 인생들의 일은 더욱 위험해 보인다.

교회들도 시대를 올바로 분별하여 갈등의 소지를 줄이고, 화합과 선함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여, 주님 나라 확장과 의를 이뤄 가는데 하나가 되며, 앞장 서 나가야 한다.

“주께서 옛적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사오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 니이다/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 같이 낡으리니 의복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주는 한결 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시10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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