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우려

함준수 대표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지난 2017년 10월 10일 신용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생윤리 및 안전 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의안번호 9825)에서 질병에 제한조건 없이 모든 질병에 대한 유전자치료 연구의 문을 열어 놓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의안에 관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상임공동대표 함준수, 이하 협회)가 "윤리적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다음은 협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신용현의원 등 10인 발의, 의안번호 2009825)에 대한 의견"

신용현 의원 등 10인의 국회의원들은 인체 내에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유전자치료를 첫째로, 유전 질환,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그 밖에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질병의 치료를 위한 연구, 그리고 둘째로,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거나 유전자치료의 효과가 다른 치료법과 비교하여 현저히 우수할 것으로 예측되는 치료를 위한 연구에 제한시키고 있는 현행법(제47조①)을 질병에 제한조건 없이 모든 질병에 대한 유전자치료 연구의 문을 열어 놓는 방향으로 개정하는 의안을 제출하였습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전자치료는 생식세포치료와 체세포치료로 나누어집니다. 유전자치료의 문제는 실패율이 극히 높다는 점에 있습니다. 생식세포치료의 경우 유전자치료의 실패는 곧 배아의 생명을 죽일 뿐만 아니라 죽이지는 않더라도 후유증은 평생 안고 가도록 하며, 이 후유증은 대물림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전면적으로 거부되어야 합니다. 다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체세포치료는 실패하더라도 후유증이 몸 일부에만 나타나고 또한 대물림되지 않으므로 적절한 다른 치료법이 없고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부닥쳐 있는 경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최후의 수단으로 실시할 수는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았을 때 동 법률은 몇 가지 생명 윤리상의 문제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동 개정 법률안은 유전자치료의 대상이 무엇인가를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전자치료 연구는 동물을 대상으로 시행할 수도 있고 인체를 대상으로 시행할 수도 있는바, 만일 유전자치료가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유전자치료의 극히 높은 실패율 때문에 인간의 생명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둘째로, 동 개정 법률안은 인체를 대상으로 할 경우 생식세포치료와 체세포치료를 구분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일 유전자 치료 혹은 치료 연구가 생식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유전자치료가 지닌 극히 높은 실패율로 인하여 배아 살해가 뒤따릅니다. 따라서 동 개정 법률안은 생식세포치료를 용인하는 법률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반생명적 법률안입니다.

셋째로, 체세포치료 혹은 연구라 할지라도 극히 높은 실패율 때문에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므로 현행 법률처럼 “다른 치료법이 없거나” “다른 치료법보다 우수한 치료”일 경우에 한정하여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중요한 윤리적 조건들을 모두 다 철폐해 버리는 것은 유전자치료에 대한 의료윤리적인 반성을 신중하게 행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자체도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법률이지만 개정 법률안은 그나마 현행 법률에 위태롭게 남아 있던 의료 윤리적 조치 조차도 박탈해 버리는 법률안이므로, 한국 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개정 법률안의 제정에 반대하는 바입니다.

2017년 10월 23일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공동대표 함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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