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기적? 우리가 증명 못한다 해서 '아니'라 말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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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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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과학과신학의대화' 콜로퀴움,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최승언 교수 강연
제1회 과신대 콜로키움에서 최승언 교수(서울대)가 강연하고 있다. ©조은식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제1회 '과학과 신학의 대화'(이하 과신대) 콜로퀴움이 2일 저녁 '더 처치'에서 열렸다. "과학교육과 기독교"란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최승언 교수(서울대 사범대 지구과학교육과, 관악영재교육원장)가 강사로 수고했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 과학과 신앙 사이 솔직하게 궁금했던 질문을 던지는 청중과 기독교 과학자로서 대답을 전하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먼저 한 청중은 예수의 기적사건, 특히 부활에 대해 이공계 학생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질문을 던졌다.

최승언 교수는 먼저 "어려운 질문"이라 운을 떼고, "(기독교인이) 부활이 없다면 공허한 것 아니냐"라며 "하찮은 과학 실력을 갖고 모든 것을 증명해 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부활신앙으로 이뤄낸 모든 것들, 즉 현재의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 등 그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살펴볼 때, 그것을 통해 우린 예수 부활이 있었구나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물 위를 걷는 것도 마찬가지"라 말하고, "우리가 홍길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기적 때문"이라며 "사실 여러분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일들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그것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니'라 말할 수 없다. 모르면 그냥 두어야지, 그것까지 증명하려 한다면 우리가 신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의 인지로 그것을 다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겸손해야 한다. 우리의 한계에 대해서"라고 답했다.

다음 질문은 '과학과 신학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최 교수는 "과학과 신학은 상보적"이라 밝히고, "신학을 왜 아직도 연구하겠느냐. 다 들여다 봐도,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 역시 왜 연구하나? 들여다 봐도 다 모르기 때문"이라 부연했다. 그는 "우리가 이룬 과학적 업적은 대단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 가운데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숨어 있는데, 그런 숨은 것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과학"이라 이야기 했다.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모델로써 어떤 모델이든 이런 것이 있다며 설명할 수는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더 나아가 교회 다니는 학생들이 진화론을 '가설이라 믿지 않겠다'고 한다는 다른 교사의 질문에 그는 "가설이라 이야기해도, 이런 저런 가설이 있다고 가르칠 수는 있다. 그리고 마음을 닫았다면 어쩔 수 없다. 가르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도 했다.

또 최 교수는 지적설계, 진화, 창조 등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이들과 함께 교육을 논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해보려 많이 시도는 했는데 불가능하다고 생각 한다"고 답했다. 기독교인들을 위한 과학교과서를 만들어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하면 된다. 기독교 대안학교 교재를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다"고도 했다. 더불어 '교회 내에서 진화론 등 과학적 토론이 가능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진화는 과학 전체 중 작은 일부분일 뿐"이라며 너무 큰 비중을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하기도 했다.

질의응답에 임하고 있는 최승언 교수(왼쪽)와 사회자로 나선 우종학 교수(서울대). ©조은식 기자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창세기1~2장 창조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겠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최 교수는 역시 "어린아이들은 뭔가를 들으면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기에 쉬운 일이 아니"라며 "이야기 식으로 풀어줘서 그 안에서 의미를 찾게끔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못 알아 듣더라도 의미를 이야기 해줘야 할 것 같다"면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면 좋겠는데, 사실 그 방법도 알아들을 수 있는 기본이 되어 있어야 한다"면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주제임을 이야기 했다.

아담의 역사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최 교수는 "창조론에 대한 건강한 해석들이 많이 있는데, 그것들을 따라가자"고 했다. 다만 그는 "아담이 누구냐에 대해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아담을 인류의 대표자로 생각하면 좋겠다"면서 "(창세기의 의도는)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노예근성에 젖어있던 히브리인들에게 '내가 너희를 선택했다. 너희는 그런 민족이 아니다'라는 새 희망을 주시고자 했던 것"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성경을 바라보는 입장에 대해, 최 교수는 "신적인 영감을 받은 이들이 자신들의 간증을 적고, 그것을 묶어낸 것이 성경이 아닐까"라 말한 후 "성경이 이야기하는 신적인 이야기는 변함이 없기에, 여러분들의 그런 신적 체험을 여러분이 갖고 있는 도구로 묘사할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목회자들에게는 "설교할 때 전문분야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면 전문가 성도에게 묻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어디서 본 것만을 갖고 진실처럼 이야기를 한다면, 모르는 많은 이들은 진리라고 믿고 갈지도 모른다"면서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다면 문제들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 했다.

한편 최 교수는 강연에서 자신이 기독교 신앙을 가진 과학자로서 과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했는지를 먼저 설명하고, 이어 현장 교실에서의 과학 교육에 대한 적폐를 지적한 후 과학 학습의 혁신과 새로운 목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스스로 하는 과학 학습 방식을 추구하며, 학교 현장을 바꾸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미네소타대에서 천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 연구 분야는 과학영재교육, 지구과학, 교수-학습 등이다.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센터 원장과 한국 지구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특히 장신대 신대원(M.Div)도 졸업해 과학-신학-교육 등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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