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언론회 논평] 정부의 할랄식품 문제는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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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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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전문가에 의한 졸속 발상으로 밝혀져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 ©기독일보DB

현재 탄핵소추안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사업 가운데 하나가 ‘할랄 산업’이다. 정부가 2년 전 이를 발표하고, 연이어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정책 입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즉, 정부가 너무 서두르고 있고, 지나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느끼면서도, 그래도 정부가 하는 정책 자체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 왔었다.

그런데 최근 측근들에 의한 소위 국정농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할랄 식품’ 문제가 왜 갑자기 국정의 핵심과제처럼 떠올랐는지가 궁금해 하던 것이 밝혀져, 국민들을 실망케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할랄 산업 관심 제고는, 2015년 1월 12일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나타난다. 당시 발표에 의하면, ‘농업분야가 FTA를 발판 삼아 중국•동남아를 넘어서 할랄 시장까지도 진출할 수 있는 수출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하였다.

이어서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3월 초에 중동 4개국을 순방하면서,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할랄식품분야 협력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식을 접목해 세계를 선도하는 식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하였다.(이 때 대통령은 국민들의 다수가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루싸리’-히잡의 일종-를 썼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그 해 3월에 “외식기업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으로, ‘할랄 식자재 전문 인력 양성 지원’ ‘할랄 인증 정보 지원’ ‘할랄에 부합하는 한식 레시피 개발’ 등 지원정책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또 전북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전용단지를 조성하여, 할랄 식품 투자를 유치한다는 것과 국내 할랄 인증기관인 이슬람중앙회(KMF)와의 연계를 강화하며, 한-아랍에미레이트(UAE) 간에 할랄 식품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고, 두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의 부산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그러나 할랄 산업 육성은 입안(立案)과 실행과정에서 상세한 검토 없이, 즉흥적인 발상이란 비판을 받아 왔다.

그야말로 대단한 신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여겼던 ‘할랄 산업’은 부실 그 자체로, 지난 해 가을 국정감사에서 박 모 의원이 할랄인증식품 수출실적 자료를 요구하자, ‘수출실적을 집계하는 통계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또 할랄 인증 도축/가공시설 건립이 현행 ‘동물보호법’과 충돌하여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다 할랄 식품은 신선육을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구제역 청정국으로는 55일, AI 청정국 지위 유지는, 지난 2014년 이후 60여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무슬림 국가들에 육류를 수출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

그런데다 정부지원이 무원칙하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2년 동안 해양수산부가 수산식품 할랄 인증에 지원한 돈은 5억 7천 만원이며, 건수는 51건이다. 이는 한 건당 1천 만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한 것인데, 굳이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수산물이라는 것이다.

‘김’과 같은 수산물은 이슬람의 꾸란에 보아도 이미 ‘할랄 식품’이다. 꾸란에 보면, ‘그러나 바다의 사냥과 그 음식은 허락되노라’(5:96)라고 되어 있다.

이렇듯 ‘할랄 식품’은 제대로 준비도 안 되고,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운데에서 밀어붙인다는 인상과 우려를 받았다. 그런데 국민들이 그다지도 의아하게 생각했던, ‘할랄 산업’ 정책의 발상은 엉뚱하게도, 최근에 밝혀지듯, 소위 국정농단으로 도마에 오른 비전문가들의 역할(?)이 있었다고 하니 할 말을 잊게 한다.

정부는 ‘할랄 산업’에 대하여 다시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며, ‘할랄 산업’의 허구에서 속히 벗어나야 한다. 잘못된 정책과 판단은 국민들을 혼란케 하며, 국가 재정의 낭비를 가져 온다. 또한 무분별한 이슬람 끌어들이기를 통해, 안보에까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바란다.

#한국교회언론회 #할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