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독립 3년 됐지만... "재앙과 같은 상황 여전"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내전으로 인해 극심한 식량 위기 전망돼
남수단의 유엔 난민수용소 앞에서 사람들이 필요한 물건을 찾고 있다. ⓒAP/뉴시스.

남수단이 "재앙의 위기" 가운데 놓여 있다고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 구호단체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9일(현지시간)은 남수단이 독립 국가로 탄생한 지 3주년이 된 날이었지만, 축하와 기쁨이 아닌 걱정과 두려움이 나라 전체를 휩싸고 있다고 이들 단체 지도자들은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전했다. 식량 조달 수준은 위협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고, 구호활동을 지속해나가기 위한 기금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내다볼 수 있는 미래는 기근으로 인한 고통뿐이라는 것이다.

티어펀드(Tearfund)는 독립 후에도 지속된 부족 간 내전으로 인해서 황폐화된 이 신생국가에서 식량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의 수가 4백만여 명에 달하며, 내달에는 최소 7백만 명 가량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의 수는 5년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지난해에 비해서는 약 300% 증가했다.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다수의 구호단체들의 긴급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유엔은 '남수단 위기 대응 계획(South Sudan Crisis Response Plan)'을 발표하며 이 프로젝트는 "남수단 사람들을 생명을 구하고 기근을 막으며 어린이 세대의 사망을 막기 위해" 아직도 11억 달러의 기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티어펀드의 남수단 디렉터인 케이슬린 러틀릿지는 "(부족 간) 갈등이 악화되고 있고 비가 내려 도로를 막아 일부 지역들을 접근 불가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기근이 나라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우리는 내일의 재앙이 될 수 있는 오늘의 이 위기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틀릿지는 또한 "이에 대한 대응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계식량프로그램(World Food Programme)이 예측했든 올해 남수단에서는 5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인해서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고도 밝혔다.

다른 구호단체들 역시 티어펀드와 같은 우려를 드러냈다.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7개 구호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기근의 위협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함께 커지고 있다. 그러나 단체들이 이에 대해 움직이기에는 기금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성명은 "남수단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학교에 다시 나가고, 식물을 심고, 다시금 삶을 찾을 수 있으려면 평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모든 세력들이 폭력을 멈추고 나라를 재건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이 성명에는 옥스팜, 티어펀드 외에도 월드비전(World Vision), 케어인터내셔널(Care International), 국제구호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 그리고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가 목소리를 모았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압박과 더불어 세계에서 더 많은 이들이 남수단에서의 구호활동을 위해 기부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옥스팜 총무인 마크 골드링은 "기금이 속히 충당되지 않으면 수단에서의 구호활동은 실패하게 될 것이고 기근에 대비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식량 위기는 가뭄이나 홍수로 인한 것이 아니라 폭력 사태로 비화되기에 이른 정치적 위기로 인한 것이다"며, "남수단 사람들은 이 분쟁이 끝나기 전에는 삶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케어인터내셔널 남수단 디렉터인 에이미 안사리는 "영양실조 때문에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계속해서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남수단의 식량 위기와 기금의 부족이 이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 보여주는 잔인한 예다"고 밝혔다.

국제구호위원회 웬디 토버는 한편, 남수단의 지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것은 여성들이라며, "식량 위기가 악화되면서 여성들이 성폭력과 착취, 인권남용의 위협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페트 웰쉬는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보면 이 나라에는 희망마저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남수단은 수단 정부의 박해에서 벗어나 3년 전 신생국가로 독립했으나, 지속되는 정국 불안정 끝에 지난해 12월 부족 간 갈등이 내전으로 촉발되면서 현재까지 1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는 비극에 처해 있다.

#남수단 #내전 #티어펀드 #난민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