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나이지리아 200명 소녀 구출 위해 협력하겠다"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조너선 굿럭 대통령에 공개서한 보내 지원 의사 밝혀
나이지리아 여성들이 납치 여학생 구출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AP/뉴시스.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보코하람에 의해 납치된 200여 소녀들의 구출을 돕기 위한 범종교적 협력을 이끌겠다는 뜻을 현지 정부에 밝혔다. WCC는 또한 국제사회가 이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뜻 역시 함께 전했다.

미국 에큐메니컬 뉴스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울라프 픽세 트베이트 WCC 총무는 조너선 굿럭 나이지리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신속하고 평화로운 조치를 통해 여학생들이 모두 무사히 귀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 비극적인 사태는 관계된 사람들뿐 아니라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고 일하는 모든 나이지리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 주고 있다"며, "또한 딸들을 납치 당한 많은 가족들이 WCC의 나이지리아 회원 교회에 소속되어 있기에 이는 우리에게도 무관한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달 무장한 괴한들이 트럭을 타고 보르노 주 치복 시의 한 기독교 여자중학교에 침입해 들어와, 기숙사에 있던 학생 276명을 납치해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53명의 소녀들만이 도망쳐 나오는 데 성공했으며, 아직까지 223명이 구출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더불어 외신들은 이 학교의 여학생들 외에도 5명의 소녀들이 추가로 더 납치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7일 전했다.

이러한 납치 사건은 그동안 수많은 기독교인 소녀들을 납치해 온 보코하람의 소행일 것으로 추측되어 왔으며, 실제로 5일 AFP가 입수해 공개한 한 영상에서는 자신을 보코하람의 지도자라고 밝힌 한 남성이 "알라께서 소녀들을 납치하라고 지시하셨으며, 이 여자들을 노예 시장에 팔라고 하시므로 그렇게 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나이지리아 현지 교계는 보코하람이 그동안 기독교인 여성들을 납치해서 남성 무슬림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서 이들을 강제로 개종시켜 왔다고 주장했으며, 이번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보코하람은 2009년 결성된 이래로 '이슬람 국가 건설'이란 명목 아래 수천의 민간인을 살해해 왔으며, 기독교 단체와 국가 기관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번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어린 소녀들과 여성들에 대한 성적 착취의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며, "납치된 여학생들이 이와 같은 불의와 폭력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구출 이후에도 나이지리아 정부와 소녀들의 가족들, 종교 단체들, 여성 돌봄과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가 하나 되어서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고도 말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러한 노력에 WCC와 세계 종교 지도자들이 도움을 보태기 원한다며, "WCC는 어린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해 줄 효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범종교적인 협력을 주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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