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퍼킨스 “공화당 선거 참패, 낙태 정책에 대한 하나님 징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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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가족연구위원회(FRC) 본부에서 연설하는 토니 퍼킨스 목사. ⓒ크리스천포스트.

미국 기독교 보수단체 가족연구위원회(Family Research Council·FRC)의 토니 퍼킨스 회장이 공화당의 선거 참패가 낙태를 확대하는 미국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FRC를 이끄는 퍼킨스 회장은 선거 다음 날인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를 표방하면서도 하나님의 가르침과 반대되는 정책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낙태율 증가를 문제로 지적했다.

퍼킨스 회장은 낙태약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유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하나님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정책과 국정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의 축복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우리는 스스로 세계의 모범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 포일처럼 허약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국가라고 자처해 온 나라들이 하나님을 등질 때 더욱 강한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하나님과 함께하고 그분의 축복을 원한다면 하나님의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킨스 회장은 선거 당일인 4일 전 미네소타주 출신 미셸 바크먼 전 하원의원과의 대화에서도 공화당의 선거 패배를 도덕적 가치의 후퇴와 연결했다.

그는 “공화당은 당의 핵심 가치를 상당 부분 강령에서 제거했다”며 “유지되고 있는 정책들로 인해 미국의 낙태율이 20%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를 기뻐하시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의 일부는 도덕과 가치 문제에서 안일해진 정당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화당은 2024년 7월 전당대회에서 기존 강령보다 낙태 반대 입장을 완화한 새 강령을 채택했다. 이전 강령에서 강조했던 태아의 생명권과 연방 차원의 낙태 규제 관련 내용이 축소됐으며, 2024년 강령에서는 낙태 문제를 주 정부의 권한과 관련해 다루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6년 공화당 강령에서 낙태는 35차례 언급됐지만, 2024년 강령에서는 단 한 차례만 등장했다.

미국에서 낙태 건수는 2022년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은 이후에도 증가세를 보였다.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 자료에 따르면 의료진이 시행한 낙태 건수는 2020년 약 93만 건에서 2023년 이후 매년 100만 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낙태약 접근성 확대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식품의약국(FDA)이 기존의 대면 조제 요건을 폐지하도록 해 미페프리스톤 등 낙태약의 접근성을 높였다.

퍼킨스 회장은 지난 9월에도 FDA 위원장 후보인 하이디 오버턴 박사에게 낙태약 관련 안전장치를 복원할 것을 촉구한 생명존중 운동 지도자 50명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 등 일부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조치를 취했지만, 태아 생명 보호 문제에서는 “매우 좋지 않은 정책을 펼쳤다”며 “이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투표 참여 비율이 감소한 점도 공화당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가운데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23%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17%로 줄었다.

퍼킨스 회장은 “공화당이 도덕과 성경적 진리에 부합하는 정당이 되기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화당이 오랫동안 생명 존엄성과 결혼, 가정을 옹호하는 친생명 정당이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지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러한 가치들이 강령에서 제거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정치 참여와 감시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퍼킨스 회장은 “우리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정부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되 특정 정당에 의해 우리의 정체성이 규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이 올바른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기꺼이 이를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