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청소년 절반 이상이 자신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예수 그리스도께 상담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조언을 구할 때는 예수보다 부모와 친구를 먼저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머니가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로 꼽혔다.
미국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바나그룹(Barna Group)이 기독교 청소년 사역단체 크라이스트 인 유스(Christ In Youth)와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 ‘젠 알파 사역의 재구상(Reimagining Ministry for Gen Alpha)’에 따르면, 연구진은 지난 2월 14일부터 17일까지 미국 내 13~18세 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정체성에 관한 고민이 있을 때 누구에게 가장 편안하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일반 청소년의 84%는 어머니에게, 78%는 아버지에게 정체성 관련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답했다. 친구는 75%로 3위를 차지했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68%로 4위에 올랐다. 성인 멘토와 교사는 각각 67%로 뒤를 이었다.
성경은 66%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 꼽았으며, 목회자는 56%, 청소년 담당 목회자는 51%였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등 온라인 정보원은 조사에 포함된 10개 선택지 가운데 모든 개인적 관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신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응답 순위에 차이가 나타났다. 바나그룹은 이들을 조사에 참여한 청소년 가운데 영적으로 가장 적극적인 집단으로 분류했다.
이들 역시 어머니(80%)를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로 꼽았다.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은 각각 78%로 공동 2위에 올랐으며, 아버지는 77%로 4위를 차지했다.
청소년 담당 목회자에게 정체성 고민을 상담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일반 청소년보다 높았다. 신앙에 적극적인 청소년의 71%가 청소년 담당 목회자를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전체 선택지 가운데 순위는 여전히 9위에 머물렀다.
바나그룹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 부모가 청소년의 삶에서 압도적으로 신뢰받는 존재임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청소년 사역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의 신앙을 양육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부모의 역할과 경쟁하기보다 이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소년 사역 지도자 데보라 스푸너(Deborah Spooner)는 “학생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학생들은 부모가 보거나 듣지 못하는 방식으로 청소년부 모임에서 부모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가족이 도덕적 지침을 구하는 주요 대상이라는 점은 성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2022년 마리스트대학 여론조사연구소가 데저렛 뉴스(Deseret News)와 함께 실시한 미국 성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9%가 도덕적 지침을 얻기 위해 가족을 찾는다고 답했다. 기독교인의 경우 이 비율은 83%였으며, 비종교인도 74%가 가족을 주요 조언자로 꼽았다.
도덕적 지침을 얻는 대상으로는 가족 다음으로 법과 제도, 친구가 뒤를 이었다. 종교적 가르침과 자신이 예배하는 장소의 종교 지도자, 유명한 영적 지도자는 그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당시 데저렛 매거진의 편집장 할 보이드(Hal Boyd)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는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다고 믿는 비율이 기성세대보다 낮다”며 “미국인들은 도덕적 지침을 구할 때 종교적 가르침보다 가족을 더 자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