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 상당수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지만, 기독교에 대해서는 심판과 통제, 분열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영성과 삶의 의미에 관한 대화에 관심을 보이는 캐나다인들이 적지 않아 교회가 관계 중심의 전도에 나설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앵거스 리드 그룹(Angus Reid Group)이 알파 캐나다(Alpha Canada), 더 메시지 캐나다(The Message Canada)와 공동으로 실시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76%는 예수를 사랑이 많은 인물로, 73%는 이타적인 인물로 평가했다.
반면 기독교에 대해서는 64%가 ‘심판적’이라고 답했으며, 62%는 ‘논쟁을 일으킨다’, 57%는 ‘통제적’이라고 인식했다.
지난 10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조사 결과는 종교 기관에 대한 소속감이 약화되고 있지만, 영성과 신앙에 대한 관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교회가 일반 대중과 소통하는 데 있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히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열림의 씨앗: 캐나다인들은 신앙 대화와 교회, 예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Seeds of Openness: How Canadians View Faith Conversations, the Church and Jesus)’라는 제목의 이번 조사는 2026년 2월 10일부터 18일까지 캐나다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더 메시지 캐나다 대표인 빌 호그(Bill Hogg) 박사는 조사 결과를 기독교 전도의 관점에서 분석한 ‘예수 나누기(Sharing Jesus)’ 보고서를 통해 교회가 사람들의 삶과 신앙에 관한 깊은 질문에 응답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약 64%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성을 추구한다고 답했으며, 56%는 영적이거나 초월적인 경험에 열려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약 70%는 삶의 의미와 목적, 신념, 영성에 관해 이해하고 대화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거나, 이러한 주제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종교 기관과의 유대가 약해졌다고 해서 신앙에 대한 관심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질문은 ‘모든 일이 결국 잘 풀릴 것인가’(52%), ‘무엇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인가’(51%), ‘죽음 이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43%) 등이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캐나다 사회에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줄 공통의 의미와 목적의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그 박사는 이러한 질문이 교회가 삶과 신앙의 본질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교회는 예수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가 캐나다인들이 이미 필요하다고 느끼는 삶의 의미에 대해 신뢰할 만하고 생명을 주는 답을 제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기회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사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상당한 거부감도 확인됐다.
비기독교인의 약 4분의 3은 “어떤 형태로든 기독교를 탐구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약 절반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신앙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비기독교인 상당수는 종교가 역사적으로 사람들을 통제하거나 해치는 데 이용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이 종교 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개인적인 관계는 기독교에 관한 대화에 참여할 의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비기독교인의 81%는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 안에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실천적 기독교인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대체로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었다. 또한 67%는 교회에 출석하는 기독교인과 신앙에 관해 대화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26%는 지난 1년 이내에 신앙 대화를 나눴으며, 41%는 1년보다 이전에 대화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대화의 경험은 다양했다. 비기독교인 중 교회 출석자와 신앙에 관해 이야기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약 절반은 가장 최근의 대화를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약 3분의 1은 ‘개인적인 대화’였다고 답했다.
비슷한 비율의 응답자는 해당 대화를 ‘설교하듯 강요하는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개방성과 상호 이해, 존중을 바탕으로 한 긍정적인 관계 형성으로 이어진 대화는 전체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기독교를 고려하도록 이끄는 데 있어 공식적인 종교 활동보다 신뢰와 개인적인 관계의 질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유대감은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며, 존중은 대화의 허락”이라고 설명하면서, 상대방에게 특정 신념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기보다 경청과 진정한 우정을 바탕으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교인들 역시 전도와 신앙 대화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실천적 기독교인’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교회에 출석하고, 매주 한 번 이상 기도하거나 성경을 읽는 사람으로 정의됐다.
실천적 기독교인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신앙을 이야기할 자신감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신앙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0%, 신앙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교회가 성도들이 신앙을 명확하고 세심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과 실질적인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들은 비기독교인보다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신앙에 관한 대화를 더 자주 나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천적 기독교인의 약 80%는 다른 기독교인들과 적어도 가끔 신앙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답했다. 비기독교인과 대화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60%였다.
신앙 대화의 주제는 주로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신념에 집중됐다. 교회 활동이나 성경 가르침, 예수와 성경의 역사성에 관한 대화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호그 박사는 캐나다 대중이 예수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 자신에게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의 인격과 성품, 이야기, 십자가와 부활을 중심에 두는 것은 ‘종교’, ‘기독교’, ‘교회’라는 제도를 변호하는 것부터 시작할 때는 닫혀 있을 수 있는 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람들이 신앙에 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질문하며 기독교 신앙을 탐구할 수 있는 환영의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기독교인의 42%는 신앙에 관한 대화를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는 것에 호감을 보였다. 비실천적 기독교인 가운데서는 그 비율이 53%로 더 높았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교회에 있어 지금은 초대이자 기회”라며 “관계적 친밀함과 솔직한 대화, 겸손한 간증, 성령에 대한 기도하는 의존을 통해 캐나다의 기독교인들은 이웃의 깊은 갈망에 공감하는 방식으로 예수를 나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전도는 목소리의 크기보다 함께하는 존재감에 관한 것이며, 논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말과 행동으로 예수를 나누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