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4주기, 수원 4대 종단 추모회…“기억과 애도 넘어 생명·안전으로”

29일 수원특례시의회서 원불교·불교·천주교·개신교 공동 추모, 이종철 목사 “슬픔을 끝내라 말하기보다 그 아픔 함께 견뎌야”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맞아 수원지역 종교인들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들의 아픔을 나눴다. 원불교·불교·천주교·개신교 등 4대 종단은 공동선언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후속 조치, 생명과 안전을 우선하는 사회를 위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지역 4대 종단 추모회’는 지난 10월 29일 오후 2시 수원특례시의회 1층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주최 측은 안내문을 통해 수원에서 사회적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4대 종단이 함께 기도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추모회는 대한성공회 수원나눔의집 원장사제인 정일용 바우로 신부의 사회로 진행됐다. 개회와 묵념에 이어 참사 4주기 영상 시청, 유가족 발언, 종단별 추모 의례, 공동선언문 낭독, 기원초 밝히기 순으로 희생자들을 기렸다. 수원지역에서는 참사 당시 피해자 13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10명이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랑했던 가족들은 통계 속 숫자가 아니다”

개신교 추모 순서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수원권선동지방 갈릴리교회 이종철 목사가 위로사를 전했다. 유가족들의 슬픔을 나누는 위로의 노래도 이어졌다.

이 목사는 “유가족에게 이제 그만 잊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기억하는 것, 슬픔을 서둘러 끝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함께 견디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가 드려야 할 위로”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지역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의 삶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러분이 사랑했던 자녀와 가족들은 결코 통계 속의 숫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모가 사회적 책임과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 목사는 “진정한 추모는 기억하는 데서 시작하지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고 세상을 바꾸는 데서 완성되어야 한다”며 “기억이 책임으로 이어지고 애도가 연대로 이어지며 그 연대가 생명을 지키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공동선언으로 기억·진상규명·생명안전사회 다짐

이날 참석한 4대 종단은 ‘기억과 진실, 생명과 안전을 향한 수원 4대 종단 공동선언문’을 함께 낭독했다. 서로 다른 종교적 전통 속에서도 “‘생명의 존엄함’과 ‘이웃의 고통’에 무심할 수 없는 신앙의 근본 앞에서는 하나”라고 밝혔다.

공동선언에는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일,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일, 생명안전사회를 세우는 일에 함께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종교인들은 진실을 축소하거나 외면하려는 시도를 막고 유가족 곁에서 끝까지 동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경쟁과 효율보다 ‘생명 존중과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사회를 만드는 길에 함께하겠다”며 참사를 기억하는 활동과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가족인 고 김의현 군의 어머니 김호경 씨는 “종교인들과 이웃들이 손을 잡아준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진실과 정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가족 “지역에서도 관심 갖고 추모 역할 해주길”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들이 전국 여러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그는 “유가족들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만큼 각 지역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추모와 관련한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추모회에 참석한 염태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시무)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한 제도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염 의원은 “희생자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관리 체계와 제도적 대책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염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도 국가의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사회적 참사 앞에 국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마땅한 도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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