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로 숨진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족에게 보험사가 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이재권)는 지난 1일 이 중사 유족 2명이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사측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4일 법조계가 전했다. 재판부는 유족에게 각각 3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겪은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그해 5월 숨졌다. 공군 보통전공사상 심사위원회는 2023년 2월 성추행과 2차 피해에 따른 정신적 상해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며 순직을 인정했다. 이에 유족은 2024년 11월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사망일로부터 3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끝났다며 지급을 거부했다. 유족은 순직 결정이 난 2023년 2월부터 시효가 계산돼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공군의 순직 결정이 통보된 시점에야 유족이 외부 요인에 따른 사망임을 알 수 있었다며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 역시 이 중사가 불안장애와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숨졌다고 봤다. 2021년 10월 형사사건 기록 열람 당시 이미 보험 청구가 가능했다는 보험사 측 주장도 배척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추행 피해, 이 중사에 대한 2차 가해, 사망의 경위 등은 군 당국에 의해 축소 또는 은폐돼 있다가 유족들의 노력으로 공론화돼 특별검사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을 거쳐 그 진실이 밝혀졌다”며 “유족들이 그 당시 '이 중사의 사망이 각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