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보는 믿음입니다

오피니언·칼럼
칼럼
강준민 목사(새생명비전교회 담임)

강준민 목사
희망은 어둠을 정직하게 바라보면서도 빛을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앞날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익숙한 길도 낯설어지고, 하나님마저 멀리 계신 듯 느껴집니다. 그러나 눈앞의 어둠이 우리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붙들고 계십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말하지 못한 아픔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병원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빈자리를 바라봅니다. 낮에는 웃으며 사람을 만나지만 밤이면 혼자 눈물을 삼키는 분도 있습니다. 아픔의 모습은 달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위로가 필요합니다.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향해 걸어갈 작은 소망이 필요합니다.

밤하늘을 바라보십시오. 한낮에 보이지 않던 별들이 어둠 속에서 빛납니다. 밤이 별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닙니다. 이미 그 자리에 있던 별빛을 발견하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그렇습니다. 고난이 찾아오기 전부터 우리를 향해 있던 사랑을, 우리는 고난의 밤을 지나며 새롭게 발견합니다. 긴 밤을 지새운 사람에게는 창가에 스미는 한 줄기 빛도 눈부신 선물입니다.

창세기는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고 증언합니다(창 1:2). 모든 것이 정돈되기 전에 성령님은 이미 그곳에 계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에서 연약한 생명을 품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묵상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빛이 있으라”(창 1:3). 빛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임했습니다. 마음이 어지럽고 삶의 질서가 무너진 날에도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마음 그대로 기도해도 괜찮습니다. 오늘도 성령님은 우리의 혼돈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말씀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십니다.

우리는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면서도 씨앗이 머물렀던 흙 속의 시간을 잊곤 합니다. 땅 위가 조용한 동안에도 땅속에서는 뿌리가 자랍니다. 어머니의 태 안에서도 생명은 은밀하게 자라납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감추어진 시간에도 믿음의 뿌리를 깊게 하시며, 앞으로 감당할 삶을 준비시키십니다.

야곱은 집을 떠나 돌을 베개 삼아 누웠던 밤에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잠에서 깬 그는 고백했습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창 28:16). 여전히 돌베개 곁이었지만, 이제 그는 그곳에 하나님이 계심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음의 눈을 밝혀 주셔서 어둠 속에서도 함께 하시는 주님을 보게 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소망은 무엇보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에 뿌리를 내립니다.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온 땅에 어둠이 임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죄인을 구원하시는 사랑이 드러났습니다. 무덤을 막은 돌도 하나님의 생명을 가두지 못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 때문에 우리는 죽음과 절망이 끝이 아님을 믿습니다.

어둠을 품는다는 것은 그 시간을 지나고 있는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픔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의 품에 가져가는 것입니다. 울어야 할 때는 울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손을 내미십시오. 기도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는 날에는 “주님, 저를 붙들어 주십시오”라는 한마디로도 충분합니다. 때로는 눈물이 기도가 됩니다. 주님은 우리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아픔까지 헤아려 주십니다.

어둠을 경험한 사람은 작은 빛에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을 경험한 사람은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귀한지 압니다. 눈물의 밤을 지나온 사람은 다른 사람의 눈물을 쉽게 판단하지 않습니다. 고난을 겪는다고 누구나 성숙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고난 중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사랑을 배우는 사람은 이전보다 더 깊고 넓은 마음을 지닐 수 있습니다.

깨어질 때 깨닫게 되는 은혜가 있습니다. 깨달음은 열림입니다.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리고, 보이지 않던 은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깨달음은 연결입니다. 지나온 삶의 시간과 하나님의 뜻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흩어진 것처럼 보였던 인생의 조각들이 하나님의 손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기 시작합니다.

주님의 위로를 받은 마음에는 다른 사람의 눈물을 품을 자리도 생깁니다. 고통의 이유를 다 설명할 수 없어도 그 곁에 앉아 함께 울어 줄 수 있습니다. 따뜻한 식사 한 끼와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이 긴 밤을 견디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할 수 있습니다. 고난의 시간에도 사랑은 자라납니다.

시편 기자는 고백합니다. “낮도 주의 것이요 밤도 주의 것이라”(시 74:16). 우리 인생의 밤도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져도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은 지치지 않습니다. 작은 은혜 하나에 감사하며,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십시오. 아직 길이 다 보이지 않아도 주님과 함께 한 걸음은 걸을 수 있습니다. 희망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보는 믿음입니다. 그 빛이신 주님께서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강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