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년간 최소 2,003명 사형 집행… 전년 대비 29%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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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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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 HRANA 보고서 발표… 약 4시간 21분마다 1명 처형된 셈
©Sina Drakhshani/ Unsplash.com

이란에서 지난 1년간 최소 2,003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보고 기간보다 약 29% 증가한 수치로, 약 4시간 21분마다 한 명이 처형된 셈이다. 인권단체는 이란의 사형 집행이 급증하는 가운데 당국의 정보 비공개와 정치·안보 관련 사형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 인권단체인 인권활동가뉴스통신(Human Rights Activists News Agency·HRANA)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10월 10일부터 2026년 10월 8일까지 이란 전역에서 최소 2,003건의 사형 집행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1,857건의 관련 보고를 토대로 집계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은 230명으로 기록됐다. 직전 보고 기간인 2024년부터 2025년까지 확인된 사형 집행 건수는 1,553건이었다.

HRANA 통계센터 자료에 따르면 이란의 사형 집행은 2019~2020년 보고 기간 이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당시 집행 건수는 249건이었다. 이번 보고 기간의 집행 건수는 지난 10개 보고 기간의 평균인 710건보다 182% 이상 많은 수치다.

HRANA는 보고서에서 “현재의 증가세는 사형 집행이 장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공식 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과 사전 공지 없이 이뤄지는 사형 집행의 높은 비율을 고려할 때, 이번 통계는 실제 집행된 전체 건수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최소 수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 가운데 여성은 최소 16명이었으며, 6명에게는 공개 처형이 선고됐다. 이란 대법원은 전체 사형 선고 230건 가운데 74건을 확정했다.

사형 집행자의 혐의를 살펴보면 살인죄가 57.6%, 마약 관련 범죄가 36.3%를 차지했다. 두 범죄 유형을 합하면 전체 집행 건수의 93%를 넘는다.

정치적 또는 안보 관련 혐의로 집행된 사형은 69건이었다. 여기에는 시위와 관련된 사건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35건은 2026년 1월 발생한 시위와 관련된 것으로 조사됐다.

HRANA는 지난 1년간 여성 최소 47명이 처형됐으며, 범죄 혐의가 제기됐을 당시 18세 미만이었던 사람도 4명 포함됐다고 밝혔다. 전체 사형 집행자 가운데 남성은 88.8%, 여성은 2.3%였으며, 나머지 8.9%는 성별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보고서는 HRANA의 자체 조사와 전국적인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에 대한 검증, 사법 당국의 발표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단체는 이란에서 독립적인 인권단체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고 교도소와 법원에 대한 접근도 제한돼 있어 집계에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형 집행의 상당수가 의도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RANA에 따르면 전체 사형 집행의 약 95%는 공식 당국의 발표를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단체는 이러한 현실이 이란의 사형 제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시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다 해외로 피신한 정치 활동가 라이언 아미리(Rayan Amiri)는 자신이 처한 위험을 호소했다.

2026년 1월 시위를 주도한 뒤 튀르키예로 피신한 아미리는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NewsNatio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혁명수비대가 자신을 추적하고 있으며, 납치해 이란으로 송환한 뒤 형식적인 재판에 넘기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변의 위협을 느껴 미국과 영국, 벨기에 등에 망명을 신청하려 한다고 밝혔다.

아미리는 이란 정권이 사형에 대한 공포를 이용해 시민들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을 장악한 이슬람 정권은 사회에 공포를 심고 다음 봉기를 막기 위해 시위대와 반체제 인사들을 처형한다”며 “1월 봉기에 참여한 시위대 가운데 이미 여러 명이 불공정한 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졌고, 이들 중 상당수는 젊은이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 처형과 강압에 의한 자백,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한 선전 활동 등이 시민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