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확장의 최대 장애물이 반도체 물량 부족에서 자금 조달 비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 소장은 15일 유튜브 채널 '박종훈의 지식한방'에서 “이제 AI 산업의 가장 큰 병목이 메모리에서 자본의 비용으로 바뀌고 있다”며 “진짜 중요한 것은 반도체를 사는 쪽에 돈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오픈AI가 데이터센터 확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메모리를 꼽았으나, 최근 브로드컴과 인텔 경영진은 자본과 자금 조달 비용을 새로운 제약 조건으로 지목했다는 설명이다.
박 소장은 “그동안은 메모리가 부족해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AI 기업들이 사갔다”며 “이제는 반도체를 살 돈을 어떻게 마련하고, 그 돈에 얼마의 이자를 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과 맞물려 시장금리가 뛰면서, 빚을 내어 부품을 사야 하는 AI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설비투자 비용을 높이고, 이는 다시 차입 증가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결국 반도체 가격 상승이 AI 기업들의 반도체 구매 여력을 떨어뜨리는 나비효과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시장의 향방을 가를 요소로 꼽힌다. 박 소장은 2027년 상반기까지는 수요 우위가 이어지지만, 그해 하반기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신규 공장이 가동되면 공급 여건이 변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설비 증설로 2028년 이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하면 2029년에는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봤다.
박 소장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는 흐름이 3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5.5%를 돌파하면 기업들의 자금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AI 혁명이 얼마나 대단한지보다 이제는 돈값이 AI 혁명의 목줄을 쥐고 있다”며 “AI 기업들이 투자를 지속하려면 결국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