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각 교파 최고위 지도자들이 윌리엄 틴데일의 영어 신약성경 번역 출간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리적 차이를 넘어 한자리에 모였다.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영국 성서공회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런던에 위치한 성 던스턴 인 더 웨스트 교회에서 기독교 교파를 초월한 대규모 틴데일 연합 행사를 개최했다고 10월 14일 보도했다. 행사가 열린 장소는 16세기 당시 윌리엄 틴데일이 직접 강연을 펼쳤던 옛 교회 터에 세워진 곳으로 깊은 역사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영국 성공회를 비롯해 가톨릭, 오순절, 비국교도 교회를 아우르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1526년 윌리엄 틴데일의 첫 영어 신약성경 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폴 윌리엄스 영국 성서공회 최고경영자는 영국 기독교의 광범위한 전통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모여 신앙의 선구자를 기리고 오직 성경을 중심으로 확고한 연합을 선언한 뜻깊은 자리라고 평가했다.
틴데일의 숭고한 희생과 현대 영어 성경 번역의 뼈대 구축
기독교 역사에 중대한 업적을 남긴 윌리엄 틴데일은 16세기 영국의 학자이자 사제로, 그리스어 원문에서 직접 영문으로 신약성경을 번역해 최초의 인쇄본을 발간한 인물이다. 평범한 대중이 신의 말씀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영어 성경 번역에 헌신했던 그는 1536년 기득권층에 의해 이단으로 몰려 화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그의 번역본은 이후 킹제임스 성경의 핵심 기초가 되었으며, 특유의 문구와 어휘를 통해 현대 영어의 뼈대를 형성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윌리엄스 최고경영자는 틴데일의 숭고한 유산이 전 세계 교회에 널리 퍼져 오늘날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언어로 성경 번역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살아있는 성경 텍스트가 인종과 국가, 교파 간의 다양한 분열을 넘어 진정한 연합을 가져오고 있다며, 깊은 신학적 차이 속에서도 성경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감동적인 사례들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교파 간의 오랜 역사적 반목을 뒤로하고 성경이라는 단일한 진리 아래 화해와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교파 초월한 성경 권위 재확인 및 연합 선언문 공동 채택
이번 50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기독교 선교와 제자 훈련, 갈등 해결 과정에서 성경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참석자들은 윌리엄 틴데일의 영어 신약성경 번역본 문구를 바탕으로 새롭게 작곡된 주기도문 음악의 초연을 감상하며 과거의 신앙적 결단을 되짚었다. 성서공회 측은 최근 영국 내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기독교 신앙에 대한 개방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세대가 성경을 통해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성경 읽기 운동이 확산하기를 기도했다.
행사의 마무리는 참석한 영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현대 사회에서 성경의 절대적 가치와 권위를 재확인하는 공동 연합 선언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장식됐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영국 내 모든 기독교 전통을 대표하여 성경을 주신 신에게 감사하며, 성경이 믿음과 행동의 지침이자 가장 높은 권위임을 한목소리로 인정했다. 아울러 윌리엄 틴데일을 포함해 오랜 세월 성경 번역과 연구에 목숨을 바친 학자들의 노고를 기리며, 신학적 논쟁을 뛰어넘어 시민 사회의 올바른 지혜이자 참된 인간 번영의 근원으로서 성경의 가치를 널리 전파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