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에 인권 침해 경고한 유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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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북한 정권을 향해 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지난 10년간 다양한 측면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더 악화된 근거를 제시하며 정치범수용소 해체와 강제노동 종식을 요구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한 주민 감시와 식량 접근 제한에 대해 직접 경고한 거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 인권이 악화된 구체적인 근거로 사형제 확대·정치범 수용소 운영·자의적 구금·고문·강제노동·디지털 감시 강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조사·기소·처벌 △정치범 수용소 해체 △피해자와 가족의 진실 알 권리 보장 △탈북민의 강제송환 방지 등 13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북한의 인권 상황을 다뤘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에 국제인권법을 비롯한 국제법에 따라 인권 침해 가해자를 조사·기소하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책임 규명 대상에 국제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적시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사건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는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북한 외무성은 해당 보고서를 ‘반공화국 선동’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향해 적대 세력의 비난과 모략 선전 동참을 중단하라고 했다. 이런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지만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특정 가맹국에 직접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해왔다. 유엔총회도 2005년부터 매년 단골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북한인권결의안이다. 이 결의안이 권고안 수준이어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으나 국제사회의 기준점으로 작용하는 측면에서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사실 더 큰 문제는 국제사회가 아니라 우리 정부에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해 오다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불참했다. 남북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의식해서다. 다행인 건 2023년부터 다시 참여하는 쪽으로 돌아선 점이다. 올 초에도 남북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불참하는 기류가 형성됐지만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에 참여하고 있는 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원칙과 국제적 책임을 함께 고려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북한 정권 눈치 보느라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한국 정부가 두 번 다시 나와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