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에서 무장 괴한들이 기독교인 마을을 기습 공격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10월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을 띠는 세력의 소행으로 파악되면서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상황이 다시 한번 조명을 받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일요일 밤 플래토주 보코스 카운티에서 무장 괴한들의 무차별 총격으로 기독교인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역 주민 아론 냠은 밤 10시경 주민들이 수면을 취하던 중 풀라니족 무장 세력이 기독교인이 주로 거주하는 앙완 차르키 마을을 급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해당 지역 기독교인들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발생해 온 연쇄 공격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민 다니엘 도도 역시 무기를 소지한 유목민들이 기독교인들을 살해하고 총상을 입혔다고 증언했다. 부상자들은 현재 인근 보코스 마을의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전 세계 기독교인 순교자의 72% 차지하는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실태
CDI는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 박해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기구인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26 세계감시목록(WWL)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지목됐다.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0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 4849명 중 72%에 해당하는 349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희생됐다. 이는 직전 연도의 3100명에서 400명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가장 가혹한 상위 50개국 중 7위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에 거주하는 풀라니족은 대부분 무슬림으로 다양한 씨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 의회의 국제 종교 및 신앙의 자유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APPG)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풀라니족 전체가 극단주의 성향을 띠는 것은 아니나 일부 세력이 급진적인 이슬람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이 보코하람이나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해 기독교인과 기독교 상징물들을 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토지 분쟁 및 신종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출몰
나이지리아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중부 벨트 지역을 겨냥한 유목민들의 공격이 단순한 종교적 갈등을 넘어 토지 강탈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사막화로 목초지가 부족해지자 기독교인들의 비옥한 농경지를 무력으로 점거하고 이슬람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독교인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중북부 지역에서는 풀라니족 민병대의 습격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방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북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과 ISWAP 등 지하드 단체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야간 기습과 도로 검문소 총격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 새 거액의 몸값을 노린 무장 납치 범죄도 크게 증가했다.
해당 유혈 사태는 점차 남부 지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더불어 북서부 지역에는 첨단 무기와 급진적 이슬람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신종 지하드 테러 단체인 '라쿠라와(Lakurawa)'가 출몰해 치안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감시목록 보고서는 해당 조직이 말리에서 시작된 알카에다 연계 반군 조직인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 그룹(JNIM)'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명시하며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