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법원, ‘쿠바는 독재국가’ 발언한 기독교 인플루언서 유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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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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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법원이 정부를 비판해 온 21세 기독교 콘텐츠 제작자와 그의 어머니에게 국가보안요원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각각 2년의 자유 제한형을 선고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쿠바 동부 아바나 지방법원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기독교 인플루언서 안나 소피아 베니테스 실벤테(Anna Sofía Benítez Silvente·필명 안나 벤시)와 어머니 카리다드 실벤테 라피타(Caridad Silvente Laffita)를 ‘개인 및 가족의 사생활에 반하는 행위’ 혐의로 유죄 판결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법원은 두 사람에게 2년간 가택연금에 해당하는 자유 제한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는 않지만 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소환에 응해야 하고 허가 없이 거주지를 변경하거나 관할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사건은 지난 3월 쿠바 국가보안부 요원이 아바나 알라마르 지역의 두 사람 자택을 찾아 소환장을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두 사람은 민간인 복장의 요원을 촬영했고, 해당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이후 요원은 영상 공개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고소했고, 검찰은 쿠바 형법 393조를 근거로 기소했다.

베니테스는 평소 쿠바를 ‘독재국가’라고 비판하며 정치체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재판을 앞두고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의 정치체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판 당일에는 베니테스 모녀를 지지하기 위해 약 30명의 종교계 인사들이 법원 앞에 모여 찬양하고 기도했다. 쿠바 서부 침례교회협약, 하나님의성회, 쿠바복음주의연맹, 쿠바감리교회 등 주요 개신교 교단들도 앞서 두 사람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부 쿠바 침례교회협약은 두 사람이 정식 교인이라며 “그들은 범죄자나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기독교인의 삶에 대한 강력한 증거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베니테스 모녀를 돕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목회자 롤란도 페레스 로라와 그의 아내, 또 다른 침례교 청년목회자와 그의 아내도 경찰에 연행됐다가 재판이 끝난 뒤 석방됐다.

CSW의 안나 리 스탕글 대외협력국장은 이번 판결을 “중대한 사법적 오판”이라고 비판하며 쿠바 정부에 판결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베니테스의 변호사 로베르토 오르테가는 판결문이 발부되는 대로 정해진 기간 안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