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망 공급책 정조준 마약 밀수·제조 33% 급증

경찰이 공급망 차단으로 수사 방향을 전환하면서 올해 마약류 밀수와 제조 사범 검거 인원이 30% 이상 늘어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5일 올해 1~8월 마약류 제조·밀수사범 174명을 붙잡아 지난해 같은 기간 130명 대비 33.8% 증가했다고 밝혔다. 마약류 판매사범도 3186명에서 3396명으로 6.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9530명으로 전년 동기 9047명보다 5.3% 증가했으며, 의료용 마약류 사범은 631명에서 706명으로 11.9% 늘었다.

경찰은 단순 투약자보다 공급원과 유통 조직을 잡는 데 주력했다. 올해 초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을 국내로 송환해 구속 송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박왕열은 필리핀 현지 교도소 수감 중 국내 구매자에게 미리 숨겨둔 위치를 알리는 방식으로 마약을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공범 검거와 자금 흐름 추적,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전담팀(TF) 공조를 거쳐 박씨를 데려왔다. 박씨에게 마약을 댄 혐의를 받는 최병민도 태국 당국과 공조해 송환한 뒤 여죄 41건을 추가로 밝혀내고 60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사진=뉴시스]

경찰청 국수본은 주요 검거 성과를 낸 10개 팀에 총 5000만원의 특별성과 포상금을 준다. 박왕열을 검거한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와 최병민을 붙잡은 경기남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최우수팀으로 뽑혀 각각 1000만원을 받는다. 에토미데이트 마약류 지정에 기여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자금세탁 대행업자를 잡은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이름을 올렸다.

경찰은 국가정보원·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국세청·금융위원회는 물론 새로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과 협업을 넓힌다. 해외 공조를 위해 다음 달 11~12일 '국제 마약수사 컨퍼런스(ICON)'를 열고 '아시아 마약범죄 대응 실무협의체(ANCRA)' 협력도 다진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형사사법체계 변화는 각 수사기관이 각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협업 체계를 개선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마약류 사범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지금이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는 각오로 관계기관들과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