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박경수) 학술연구처가 주최하는 ‘제21회 춘계 이종성 신학강좌’가 30일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1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세계 신학 속의 통전적 신학’을 대주제로 열린 이번 강좌는 장신대 명예교수 고(故) 이종성 박사의 통전적 신학 사상을 현대 기독교교육학과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시간이었다.
기조 발제를 맡은 독일 프리드리히 실러 예나대학교 신학부의 미하엘 베엄커(Michael Wermke) 교수는 ‘차이의 관계화와 입장성에 대한 성찰: 이종성의 통전적 신학에 대한 기독교교육학적 재독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베엄커 교수는 “오늘날 교육 및 신학 현장은 타자성을 온전히 존중하려는 극단적 개방성과, 교육자·신학자로서 지녀야 할 고유한 규범적 전제 사이의 깊은 긴장에 직면해 있다”라며 “이종성 박사의 통전적 사유 구조는 이러한 긴장을 대립으로 치닫게 두지 않고 생산적으로 매개하는 탁월한 기독교교육학적 자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종성 신학에 나타난 신학과 철학의 비판적 관계성을 두고 “이 박사는 철학적 사유형식을 과감히 수용하되 이를 신학적 기준에 따라 정밀하게 검토했다”라며 “서구 신학의 비희랍화와 성서적 신학의 토착화를 동시에 요청함으로써 특정 문화적 패러다임에 종속된 서구 중심적 신학의 한계를 능동적으로 극복하려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종성의 통전성은 보편적 개방성과 그리스도 중심성이 독특하게 교차하는 비대칭적 관계화에 기반한다”라며 “복음의 고유한 중심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폭넓게 포용하는 ‘그리스도 중심적 포괄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복음이 특정 맥락 속에서 구체화되는 토착화 단계에 머물지 않고, 기존의 문화적 형태와 서구 전통까지 비판적으로 가다듬는 ‘비토착화’, 그리고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는 ‘재토착화’가 끊임없이 순환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베엄커 교수는 “이종성의 통전적 신학은 오늘날 교육 현장에 차이와 타자성에 대한 진정한 인정, 해소되지 않는 긴장의 관계화, 그리고 자기 위치설정과 자기제한을 포함하는 성찰적 입장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라며 “교육 현장은 단편적인 정답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라, 타자와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성찰하고 신앙의 규범적 뿌리를 지켜나가는 상호 훈련의 장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를 맡은 장종혁 박사(마천세계로교회)는 ‘관계의 중심에 서는 신학 – 화해와 매개의 신학으로서의 통전적 신학’이라는 주제로 전했다.
장 박사는 이종성의 『신학서론』을 인용하며 “신학은 한 분야, 한 교파, 한 계급, 한 민족, 한 학파에 갇힌 특수성의 신학이 아니라 신학 분야 전체를 관통하고 교파의 특수성을 초월하는 보편적 신학을 지향해야 한다”라며 “통전적 신학은 완결된 체계로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아니라 대극적 구조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끊임없이 매개하는 과정”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김이태의 ‘중심에 서는 신학’이 전통에 뿌리내려 정체성을 보존하는 장점이 있다면, 윤철호의 ‘중심에 서가는 신학’은 대극적 요소의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형성되는 역동적 실재를 보여준다”라며 “신옥수·현요한의 ‘중심을 향해 열린 신학’ 역시 신학적 중심을 고수하면서도 해석학적 매개를 통해 타자와 시대를 향해 열린 태도를 잘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통전성은 고정된 완성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지평이 만나 자기이해를 새롭게 구성해가는 나선형적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상관관계의 생명력을 위한 대안으로 하르트무트 로자의 ‘공명 이론’과 올리비에 아벨의 ‘질문하는 해석학’을 인용하며 “공명은 서로의 차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유지한 채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혁되는 과정”이라며 “로자의 지적처럼 상호 변혁은 서로의 목소리에 영향을 받아 변화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듣는 마음(hörendes Herz)’에서 출발한다”라고 피력했다.
특히 “‘갈등 한가운데에 화해가 있으며, 나뉘어진 모든 것은 다시 자신을 찾는다’라는 말처럼, 화해는 갈등이 완전히 끝난 뒤 찾아오는 결과가 아니라 갈등과 분열의 현장 한복판에서 이미 작동하는 종말론적 현실”이라고 역설했다.
장 박사는 “통전적 신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종말론적 지평 안에서 대극적 구조와 갈등적 관계에 놓인 서로 다른 특수성들을 매개하여 공동의 현실을 열어가는 화해의 신학”이라고 총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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