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배송 갈등 속 플랫폼 폭탄 협박

23일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발물 설치를 암시하는 협박 글이 도착해 경찰이 발송 인물을 특정하고 조사 중이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당 사무실이 자리한 건물의 출입을 차단한 뒤 내부를 살폈다. 수색 결과 위험물은 나오지 않았으며 다음 날 오전 1시 20분쯤 상황이 마무리됐다. 이 같은 일은 처방약 배송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졌다. 앞서 20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전국약사 총궐기대회'가 열려 약 배송 확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약사 7000여명과 약대생 3000여명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약사회는 의약품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오배송과 분실 등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온도·습도에 따른 품질 저하나 잘못된 수령, 배송 지연도 우려 사항이다. 약국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이에 약사회는 16일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를 찾아가 “검증보다 확대가 먼저일 수 없다”며 항의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태를 두고 닥터나우 측은 “폭탄 테러 협박 메시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추가적인 부분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역시 궐기대회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산업 활성화와 플랫폼의 이익을 앞세우는 보건의료정책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민간 플랫폼의 먹잇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환자 안전을 위한 기준 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원산협은 “최근 의약품 재택수령을 둘러싸고 대한약사회를 비롯한 약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러 우려와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회가 강조하는 의약품 오남용 방지, 충실한 복약지도, 안전한 의약품 전달체계의 필요성을 산업계 역시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와 약국의 플랫폼 종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원산협은 “의약품 재택수령 관련 논의를 ‘전면 허용’과 ‘전면 금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의 복약지도 방식, 수령자 본인 확인, 배송 과정의 추적·관리, 의약품 품질관리, 사고 발생 시 책임체계 등 환자 안전을 위해 필요한 기준을 하나씩 수립해 나가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재택수령 제도가 약사의 조제·약료 역할을 약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지역 약국이 환자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12월 개정 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비대면진료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