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초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의 삶을 한 여성의 시선으로 조명한 모노극 《Dear Korea》가 오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비유아트홀에서 공연된다.
《Dear Korea》는 대통령 영부인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전기극이 아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그가 꿈꾸던 나라를 만나고, 결국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나라를 자신의 조국으로 선택했던 한 여성의 기억을 따라간다.
공연은 1992년 이화장, 노년의 프란체스카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한다. 짧은 질문 앞에서 프란체스카는 오래된 타자기와 편지를 꺼내 한 젊은이에게 답장을 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편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대한민국을 향한 기억으로 이어진다.
시간은 1933년 스위스 제네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연맹 회의 기간 중 프란체스카는 이승만을 만난다. 지도에서조차 쉽게 찾을 수 없던 ‘Korea’라는 나라,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조국의 독립을 확신하는 한 남자. 프란체스카는 그의 눈을 통해 처음으로 코리아를 바라본다.
이후 작품은 나라 없는 남자와의 만남, 독립을 꿈꾸던 망명객과의 결혼, 낯선 땅에서 ‘이부란’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 시간, 대한민국의 탄생과 전쟁, 4·19와 하야, 하와이에서의 죽음, 그리고 다시 선택한 귀환까지 프란체스카의 삶을 따라간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는 아니지만, 자신의 남은 생을 모두 내어준 나라. 프란체스카의 기억을 따라 작품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다시 바라본다.
“한 남자를 사랑했는데, 한 나라가 따라왔다”
《Dear Korea》가 주목하는 것은 거대한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그 역사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살아낸 한 인간의 선택과 사랑이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사랑은 어떻게 한 나라를 향한 사랑이 되었는가. 자신이 태어난 나라는 아니지만 남은 생을 함께한 나라를 프란체스카는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작품은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졌던 프란체스카를 역사적·정치적 상징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사랑하고 선택하고 기다리고 상실했던 한 인간으로 무대 위에 불러낸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에게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나라로 만들어갈 것인가.”
한 여성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바라본 대한민국 현대사
《Dear Korea》는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적 생애 자체를 중심으로 재현하기보다, 프란체스카라는 한 여성의 기억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의 장면들을 바라본다.
독립을 위해 세계를 떠돌던 망명 시절부터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전쟁,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난 뒤 하와이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까지, 역사책에 기록된 사건들 사이에 존재했던 한 부부의 삶과 프란체스카의 선택이 모노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펼쳐진다.
프란체스카 역은 배우 김신실이 맡아 70분간 인터미션 없이 무대를 이끈다. 극작은 루크박, 연출은 박문수가 맡았다.
《Dear Korea》는 ‘홧김에 박문수 프로젝트’가 제작한다. 프로젝트는 《Dear Korea》를 통해 자신들이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는 가치와 인물을 공연예술의 언어로 무대 위에 풀어내며, 앞으로도 이러한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