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산모 권 모씨에게 그녀가 태아의 생존 상태를 몰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권 씨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살아있는 태아를 모체 밖으로 꺼내 냉동고에 넣은 병원장 윤 씨와 의사 심 씨에게는 1심과 같이 유죄가 인정됐으나 형량은 윤 씨가 6년에서 4년으로, 심 씨는 4년에서 2년 6개월로 각각 감형했다.
태여연은 8일 낸 성명에서 “이러한 항소심의 재판 결과는 산모의 주장을 편향되게 해석해 왜곡 판결한 것”이라며 “항소심 재판부는 산모 권 씨가 태아가 사산될 것이라는 브로커의 말을 그대로 믿었고, 수술후 회복 과정 등이 담긴 동영상을 만들어 공개 채널인 유튜브에 게시한 것은 태아가 모체 밖에서 죽는다는 상황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항소심의 판단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산모 권 씨는 산부인과 진찰을 통해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미 임신 7개월을 넘긴 상태였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산부인과 두 곳을 더 방문해 낙태수술 문의를 했고 두 병원으로부터 태아의 심박은 정상이고 한달이내 출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두 병원 모두 낙태수술을 거절했다”며 “산모 권 씨는 임신주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그 이후 찾아간 병원에 높은 낙태비용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산모 권 씨는 자신이 낙태를 하면 살아있는 36주 태아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았다”며 “단지 태아가 살해되는 장소가 자궁안이냐 자궁밖이냐에 따라 살인행위가 성립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권 씨를 포함해 일반인들은 자세히 모른다. 산모 권씨는 태아가 사산돼 나올 것이라는 브로커의 말의 뜻을 모르고 낙태과정에서 살아있는 태아가 단순히 죽을 것이라는 정도로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산모 권씨가 브로커의 말을 태아가 출산되기 전에 자궁 안에서 죽어서 나올 것이라고 이했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여연은 “산모 권씨는 자신의 만삭낙태를 유튜브에 공개한 것은 자신의 태아가 자궁 안에서 죽었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낙태에 대한 형법이 없어졌기 때문에 낙태가 죄가 안되는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며 “그런데 재판부는 산모가 자신의 태아가 ‘자궁안에서 죽었기 때문에 자신의 만삭낙태가 죄가 안되는 줄 사전에 알기 때문에’ 유튜브에 공개하였다는 주장을 받아드린 것이다. 산모의 의학적 법률적 사전 지식이 대단한 것처럼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기 위해 의료진의 구체적인 살해방법이나 살해장소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산모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살아 있는 태아의 생명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결과를 감수하였는지”라며 “특히 권모 씨가 임신 36주라는 사실과 태아의 건강상태를 알게 된 후에도 낙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한다면, 이를 단순히 브로커의 ‘사산된다’는 설명만으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태아를 낙태할 때 언제 어디서부터가 살인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산모가 알고 있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산모 권 씨는 자신이 낙태를 하면 살아있는 태아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산모 권 씨가 자신의 태아가 자궁안에서 죽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무죄를 판결한 것은 매우 편향된 판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여연은 “자신의 36주 태아를 살해한 일에 가담한 산모 권 씨를 무죄 판결한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법원에서 판결이 바로 잡힐 때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국민 서명운동에 참여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