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이 상하이의 한 미등록 교회를 급습해 교회 지도자를 7일간 행정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명이 넘는 중국 당국 관계자들이 주일예배가 진행 중인 교회에 들이닥친 가운데, 최근 중국 당국의 기독교 교회와 성도들에 대한 단속이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에 기반을 둔 중국 종교 자유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중국 경찰과 종교 담당 공무원 등 30여 명이 지난 8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8시께 상하이시 훙커우구에 위치한 지엔언교회(Jie’en Church)의 예배 장소를 급습했다고 밝혔다.
교회는 건물 7층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에 참여한 인력에는 현지 경찰을 비롯해 구청 종교 담당 부서 직원, 지역사무소 관계자, 보안요원 등이 포함됐다. 당국은 교회 내부에 있던 성도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건물에서 모두 나가도록 조치했다.
교회 지도자인 후이러(Hu Yile)는 법원의 심리 없이 경찰의 명령으로 이뤄지는 행정구금 처분을 받아 7일간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이러는 상하이 지역 미등록 교회 지도자로 알려진 쉬궈싱(Xu Guoxing)의 아내다. 1955년생인 쉬궈싱은 3대째 기독교 신앙을 이어온 가정 출신으로, 미국에서 공부한 뒤 중국으로 돌아와 수십 년간 가정교회를 세우는 사역을 이어왔다.
그는 공장 노동자로 일한 뒤 1980년대 미국에서 유학했으며, 중국으로 돌아온 이후 가정교회 개척 활동을 벌이다 모두 약 9년에 달하는 수감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쉬궈싱은 지난해 6월 7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상하이에서 미등록 교회에 대한 단속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상하이 경찰이 다른 지역까지 넘나들며 한 교회를 급습한 뒤 데이비드 탕 목사와 성도 6명을 구금했다. 당시 당국은 이들의 행방을 공개하지 않았다.
가톨릭 교회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의 가톨릭 본당들은 최근 종교 관련 문서 사용과 교회 건물 출입 등에 대한 새로운 제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교회와 성직자들이 당국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미등록 교회에 대한 감시와 단속을 강화해 왔다. 이번 급습과 후이러의 구금에 대해 훙커우구 당국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가정교회 지도자인 진 목사(Ezra Jin)가 석방된 이후에도 중국 내 독립적인 기독교 활동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진 목사는 신앙을 이유로 266일 이상 수감됐다가 지난 7월 석방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진 목사의 석방에 앞서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그의 사건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초당적 정책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분석가 마리암 와바(Mariam Wahba)는 진 목사의 석방을 중국 정부의 종교정책 변화라기보다 “정교하게 조율된 정치적 결정”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종교 자유 상황을 평가할 때 일회적인 석방보다는 지속적인 정책과 행동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와바 분석가는 중국의 독립적인 종교 활동에 대한 당국의 통제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개신교 가정교회가 폐쇄되고 있으며, 바티칸과 연계된 가톨릭 성직자들이 감시와 구금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 정부가 종교를 중국공산당의 이념에 맞추도록 하는 이른바 ‘중국화(Sinicization)’ 정책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진 목사는 지난해 10월 한 교회에서 함께 체포된 30명의 목회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는 수십 년 만에 단일 교회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목회자 집단 구금 사례 중 하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와바 분석가에 따르면 이 가운데 8명은 여전히 수감돼 있다.
중국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기독교인은 약 4,400만 명이다. 개신교 신자들은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 또는 중국기독교협회에 가입해야 하며, 가톨릭 신자들은 중국천주교주교단 또는 중국천주교애국회 소속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미등록 가정교회 성도까지 포함할 경우 중국 내 기독교인은 최대 1억6,0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제기됐다.
중국공산당은 1949년 집권 이후 서방 국가들과의 기독교계 연계 가능성과 19세기 태평천국운동 등 민란과의 연관성, 공산주의의 무신론적 이념과 종교 간 충돌 등을 이유로 기독교를 주요 관리 대상으로 여겨왔다.
2004년 제정된 종교사무조례는 한때 종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평가됐지만, 시진핑 체제가 2018년 이후 종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그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성직자 임명과 교리 교육, 예배 장소, 종교 활동 및 메시지 등을 국가와 공산당의 정책 방향에 맞추는 ‘중국화’를 추진하고 있다.
개신교 교회에는 애국주의 교육과 국가 상징물을 도입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으며, 가톨릭 교회 역시 중국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종교 통제는 기독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티베트 불교와 위구르 무슬림에 대해서도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감시와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을 종교자유법에 따른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으로 지정하고 있다.
기독교 박해를 추적하는 국제선교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중국 정부가 승인한 교회 조직들도 지속적인 감시를 받고 있으며, 당국이 설교 내용에 개입하고 미성년자의 교회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조직에 속하지 않은 가정교회는 급습과 벌금, 체포, 징역형, 종교 자료 압수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도어는 또한 이슬람이나 티베트 불교로 개종한 이들도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의 종교 자유 상황이 지난 1년 동안 크게 개선되지 않았으며 미성년자의 교회 참여를 제한하는 규제가 현장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