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목회자 대다수가 인공지능(AI)이 성경을 잘못 해석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성경 해석이 서로 다를 경우 AI가 어떤 방식으로 답변해야 하는지를 놓고는 목회자와 일반 기독교인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기독교 연구기관 바나(Barna)가 글루(Gloo)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목회자의 94%가 AI의 성경 오해석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는 실천적 신앙생활을 하는 기독교인(83%)과 미국 성인 전체(74%)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연구는 ‘교회의 현주소(State of the Church)’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2025년 11월 미국 성인 1,5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 개신교 목회자 442명을 대상으로 별도의 온라인 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성경 해석에 대한 의견이 서로 다를 때 AI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서는 목회자와 실천적 기독교인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났다.
목회자의 60%는 AI가 성경에 대한 주요 해석들을 모두 제시하고 각각의 차이를 설명하되, 어느 해석이 옳은지는 판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반면 이 같은 방식을 선호한 실천적 기독교인은 26%에 그쳤다.
실천적 기독교인의 26%는 AI가 여러 해석 가운데 어떤 해석이 ‘옳은지’를 제시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이에 동의한 목회자는 약 10%에 불과했다. 또한 실천적 기독교인은 목회자보다 성경 해석 논쟁을 가장 널리 합의된 해석 하나만 제시하는 방식으로 AI가 해결해 주기를 원하는 비율이 약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실천적 기독교인의 약 20%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성경 본문에 대해서는 AI가 아예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입장을 보인 목회자의 비율은 실천적 기독교인의 약 2배에 달했다.
대니얼 코플랜드 바나 연구 담당 부사장은 목회자들의 성경 해석에 대한 접근 방식이 신자들의 비판적 사고를 돕는 목회자의 역할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코플랜드 부사장은 “목회자들의 접근 방식은 AI를 사람들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학습을 돕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목회자들은 사람들이 AI를 활용하되,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바나가 발표한 연구에서는 실천적 기독교인들이 대부분의 미국인보다 직장과 개인 생활에서 AI를 더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영적 성장과 관련해서도 AI를 신뢰할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초 바나가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는 미국의 실천적 기독교인 약 3명 중 1명이 AI를 통해 얻는 영적 조언이 목회자로부터 받는 조언만큼 좋다고 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비실천적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보다 실천적 기독교인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