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자율성 제한받는 현실, 기독교학교 연대와 대응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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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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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3일 2026 사학미션 포럼 개최
이재훈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사)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 사학미션)는 3일 오전 서울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청소년 센터(서빙고)에서 국제 기독교학교 연맹 ACSI(Association of Christian Schools International) 대표단을 초청하여 『2026 사학미션 포럼』을 개최했다. ‘교육권 충돌의 시대, 기독교학교의 공동체적 대응’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국가의 사립학교 자율성 제한 정책 속에서 한국 기독교학교가 직면한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조 강연에 나선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는 현행 교육 제도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는 “대한민국에서 기독교 학교는 중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아니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라며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제한받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이어 이 목사는 신학자이자 네덜란드 총리를 역임한 아브라함 카이퍼가 설립한 ‘네덜란드 자유대학’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조명하며 오늘날 기독교 사학이 나아가야 할 모델로 제시했다. 그는 이 대학의 이름에 담긴 ‘자유’가 국가의 간섭과 교회의 교권으로부터 완벽하게 독립하여, 오직 하나님의 주권과 성경적 세계관 아래 학문적 자율성을 누린다는 의미임을 설명했다. 특히 국가의 재정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평범한 성도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통해 철저히 기독교적 정체성을 지켜낸 점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 목사는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 사학들 역시 네덜란드 자유대학처럼 국가 재정에 종속되어 건학 이념을 타협해야만 하는 구조에서 과감히 벗어나 온전한 자율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의 재정 지원을 근거로 학교를 통제하는 현실에 대해 “정부가 지원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교육을 받아 갖는 것 때문에 정부는 학교에 개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는 것이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학부모와 학생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교육 바우처 제도’ 도입을 제안하며, 재정 지원은 국가 통제의 대가가 아니라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교육권 보장의 결과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래리 테일러 대표(오른쪽)가 발제하고 있다. 통역은 김요셉 목사(오른쪽) ©노형구 기자

두 번째 기조 강연자로 나선 래리 테일러(국제기독교학교연맹 ACSI 대표)는 기독교 학교가 지녀야 할 철저한 성경적 정체성의 확립과 이를 삶으로 구현해 낼 교사의 절대적 중요성을 심도 있게 역설했다. 그는 “기독교라는 단어를 학교에 붙이고 있을지라도 예수님이 중심이 아니면 기독교 학교가 아니”라며 본질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특히 철저한 기독교 신앙과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점차 세속화되어 본연의 정체성을 상실한 ‘프린스턴 대학’의 뼈아픈 사례를 언급하며 “학교의 외형적 명성이나 대학 진학이라는 세속적 성과를 위해 기독교적 핵심 가치를 타협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학교의 본질적 사명은 단기적인 학업 성취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중심의 확고한 교육 철학을 끝까지 수호하는 데 있다”고 했다.

또한 “제대로 된 기독교 교사 없이는 제대로 된 기독교 학교는 존재할 수 없다”며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들의 영적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경적 세계관에 통달하고 학생들을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양육할 수 있는 ‘준비된 교사’를 양성하는 데 모든 교육적 역량과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학교의 존립과 직결된 가장 중차대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맨 왼쪽부터) 함승수 사무총장(명지대 교수), 한지민 교장(경신학교), 레리테일러 대표(ACSI), 김요셉 목사(중앙기독학교 이사장), 남진석 이사장(글로벌선진학교), 박상진 교수(한동대) ©노형구 기자

이어 함승수 사무총장(명지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는 박상진 교수(포항시의 상임이사), 한지민 교장(경신고등학교), 남진석 이사장(글로벌선진학교), 래리 테일러(국제 기독교학교 연맹 ACSI 대표), 김요셉 목사(중앙기독학교)가 참여해 심층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박상진 교수(포항시의 상임이사)는 “국가의 종교 대학교 통제로 인한 이런 헌법적 가치가 지금 충돌하고 있다”며 현재 사립학교 교원 임용, 미인가 대안학교 폐쇄 명령 위기, 기독교 대학의 종교 지도자 양성 자격 박탈 등 세 가지 전선에서 심각한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도 이어졌다. 한지민 교장(경신고등학교)은 학급 수 감소와 고교학점제 시행 등으로 인한 교사들의 극심한 피로를 언급하며 “교사를 충원을 못하니까 제일 막내의 교사가 한 40살 되는 그런 분”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 속에서 기독교 마인드를 가르치고 아이들을 뽑는다. 그 교실 안에서 수업을 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며 현장 교사들을 위한 신뢰와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기독교사가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남진석 이사장(글로벌선진학교)은 대안학교가 겪는 재정 조달의 한계와 역기능을 짚으며, 교육 선택권 강화를 대안으로 꼽았다. 그는 미국의 교육 바우처 확대 사례를 들며 “애리조나 주에서 최초로 시작해가지고 현재 20개 주에서 바우처 제도를 통해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넓히고 학교간 긍정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간 긍정적인 경쟁에 따라 학생들이 받을 교육권의 질이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래리 테일러(국제 기독교학교 연맹 ACSI 대표)는 미국에서도 유사한 어려움이 존재함을 공유하며 기관 차원의 연대를 제안했다. 그는 “동성애 문제가 우리 기독교 학교들을 어렵게 할 때 ACSI가 그 소송에 참여해줘서 모든 기독교 학교들이 그런 소송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개별 학교가 아닌 공동체적 연대와 적극적인 보호막 구축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행사 말미엔 기독학교 교사 대부분과 패널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도 했다.

기독교사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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