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가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국민의힘 권성동 전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한 혐의와 같은 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총 1억4400만 원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8월 31일 선고 공판에서,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특검이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13년에 못 미치는 판결이나 징역형을 선고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
1심 재판부는 한 총재가 윤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것과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건네며 통일교와 관련한 청탁에 관여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는 무죄로,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에 대해선 공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8개월여 정교 유착 비리 합수본의 통일교와 신천지에 대한 수사 활동이 종료됐다. 합수본은 통일교 관계자 16명,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포함한 관계자 16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통일교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전재수 부산시장에 대해선 공소시효 완성과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합수본은 신천지 청년회장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도 가입하라”며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민주당 관련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편파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신천지와 관련해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 수색하면서도 민주당의 가입 정황은 철저히 외면했다. 그 결과 통일교와 신천지 관련자는 기소하고 여당 정치인에 대한 의혹은 뭉갠 선택적 수사의 오점을 남겼다.
정치권과 종교계가 권력과 세력 확장을 위해 상부상조하는 정교 유착은 근절돼야 마땅하다. 그러라고 성역 없는 수사 권한을 합수본에게 줬던 건데 정치인은 단 한 명도 재판에 넘기지 않고 활동을 끝낸 거다. 이러고서야 정교 유착의 그 깊은 뿌리를 어떻게 발본색원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