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교회들, 스페인어 최초 성경 ‘곰 성경’ 457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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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니카라과 가톨릭 성당.(사진은 기사와 무관) ©pixabay

니카라과의 기독교 교회들이 스페인어로 인쇄된 최초의 완역 성경으로 평가받는 ‘곰 성경(Biblia del Oso)’ 출간 457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니카라과 복음주의교회연맹(Federación de Iglesias Evangélicas Nicaragüenses·FIENIC)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수도 마나과의 ‘성경 광장(Plaza de la Biblia)’에서 열렸으며, 여러 복음주의 교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FIENIC 관계자들은 개회식에서 “이번 행사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말씀을 중심으로 연합하는 자리”라며 “모든 니카라과 가정이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성경 관련 강연과 기도회, 지역사회 묵상 모임, 스페인어 성경의 역사와 관련된 문화행사 등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니카라과에서 종교 자유에 대한 제약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열렸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니카라과에서 종교 관련 단체의 법적 지위 취소와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괴롭힘, 공개 예배 활동 제한 등 종교 활동에 대한 각종 제약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제 종교자유 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CSW) 역시 니카라과 정부가 시민사회 단체에 대한 광범위한 등록 취소 조치를 진행하는 가운데 종교·교육·인도주의 단체를 대상으로 한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니카라과를 세계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에 포함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교회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기독교인들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니카라과의 종교 공동체들은 집회와 행렬, 대규모 행사 등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공개적인 종교 활동의 방식도 조정해 왔다.

복음주의 교회들은 과거 ‘성경의 날’을 기념하며 거리 행진과 공개 행사를 개최해 왔지만, 정치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교회가 공공장소에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기념행사에서는 1569년 스위스 바젤에서 출간된 곰 성경(the Bear Bible)의 역사적 의미도 되새겼다.

곰 성경은 수도사 출신의 카시도르 데 레이나(Casiodoro de Reina)가 번역했다. 그는 이후 종교개혁과 연관된 인물로 활동했으며, 16세기 종교 박해를 피해 망명 생활을 하면서 성경 번역 작업을 진행했다.

곰 성경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완역된 성경을 자국어로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후 치프리아노 데 발레라(Cipriano de Valera)가 레이나의 번역을 개정했으며, 이는 오늘날 스페인어권 복음주의 교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성경 가운데 하나인 레이나-발레라 성경(Reina-Valera)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