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중부 고원 닥락성 법원이 몽타냐르 개신교 목회자에게 ‘국가 통합 정책 훼손’ 혐의로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종교자유 단체 세계기독연대(CSW)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목회자 이 누엔 아윤(Y Nuen Ayun·59)에게 징역 7년 6개월과 함께 출소 후 4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아윤 목사의 아내와 자녀들도 재판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검찰이 베트남 형법상 범죄를 구성하는 구체적인 행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은 이번 판결이 신자들을 위협해 신앙을 포기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트남 관영매체에 따르면 검찰은 아윤 목사가 2003년부터 등록되지 않은 개신교 활동을 이끌었으며, 이후 미국에 거주하는 ‘아 가(A Ga)’라는 인물과 연계됐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당국은 아 가가 해당 지역 개신교 교회를 통해 분리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아윤 목사가 2019년부터 ‘중부고원 그리스도의 교회(Church of Christ Central Highlands)’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이끌었으며, 종교 문제와 관련해 아 가와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또 대면 및 온라인 모임을 조직하고 신도들을 모집했으며, 해외 인권단체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단체 운영을 위해 770만 동(약 294달러)을 모금했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이 단체가 베트남 중부고원 지역 소수민족을 위한 별도의 종교 조직을 설립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아윤 목사가 당국으로부터 자신의 활동에 대한 경고를 받은 이후에도 활동을 계속했으며, 베트남 형법 제116조에 해당하는 ‘국가 통합 정책 훼손’ 혐의를 적용했다.
CSW의 멜빈 토머스 회장은 베트남 정부가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국제 인권법을 계속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머스 회장은 “베트남 중부고원의 기독교인을 비롯한 종교적 소수자들은 평화롭게 자신이 선택한 종교를 실천할 권리를 요구하고 있을 뿐인데, 반(反)베트남 및 분리주의 정서를 조장하는 세력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아윤 목사에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몽타냐르족은 베트남 중부고원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으로, 대다수가 개신교 신자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베트남 정부와 민족·종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져 온 곳이다.
CSW는 2023년 6월 닥락성의 공산당 청사 등을 겨냥한 공격으로 경찰과 지방 당국 관계자 등 9명이 사망한 이후 몽타냐르 기독교인들에 대한 괴롭힘과 위협이 더욱 심해졌다고 전했다.
베트남 정부가 이 지역의 개신교 활동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에는 과거 몽타냐르족의 자치와 독립을 주장했던 무장단체 ‘억압받는 민족 해방을 위한 연합전선(FULRO)’이 있다. FULRO는 1960년대 창설돼 소수민족의 자치를 요구했으나 수십 년 전 활동을 종료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와 연계된 것으로 보는 ‘데가 개신교(Tin Lanh De Ga)’를 개신교 신앙과 FULRO의 정치적 목적을 결합한 분리주의 운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종교자유·인권단체들은 정부가 이 명칭을 소수민족의 종교 활동을 불법화하고 정당성을 훼손하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한다고 지적한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는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베트남 내 기독교인에 대한 압박이 지난 1년간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부고원의 소수민족과 비전통적 개신교 공동체가 지방 당국의 집중적인 감시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정부가 종교 관련 행정을 통해 교회를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SW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2026년 상반기 중부고원 지아라이성에서 종교·민족 소수자의 자결권을 주장하는 단체와 연계된 혐의로 기독교인 119명에 대해 ‘행정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