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개발로 시작해 웹·서버·운영 시스템 직접 구축
“성경 읽기, 의지의 문제 아닌 내려놓음과 단순화의 영역”
가족·친구와 함께 읽는 ‘함께읽기’로 지속 가능한 신앙 습관 제시
‘올해는 반드시 성경 완독을 달성하겠다’는 다짐은 많은 크리스천들의 새해 단골 목표다. 하지만 매일 읽을 분량을 계산하고, 하루를 빼먹었을 때 밀려오는 부채감으로 인해 포기하기 일쑤다. 성경을 단순히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도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꾸준히 읽도록 돕는 서비스 ‘바이블해빗’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2026년 7월 28일 기준, 성경 읽기 기록이 확인된 사용자 1,347명이 누적 32만 3,000건 이상의 읽기를 기록했다. 사용자 1인당 평균 240건에 달하는 수치다. 본지는 앱뿐만 아니라 웹, 서버, 어드민 운영 시스템까지 혼자 개발·운영하고 있는 김진엽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성경 읽기를 여러 번 포기하셨던 경험이 앱 개발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점이 성경 완독을 가장 어렵게 만들었나요? 성경 읽기 앱을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제가 성경 읽기를 여러 번 포기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성경의 분량 자체가 아니라, 읽지 못한 분량이 어느 순간부터 ‘해야 할 숙제’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2019년 대학생 시절, 성경을 꾸준히 읽어보려고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작은 성경책을 따로 들고 다니기도 했고, 종이에 읽기표를 만들어 읽은 부분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어디까지 읽었는지 기억하기 어려웠고, 오늘 얼마나 읽어야 하는지도 매번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특히 하루를 놓치면 다음 날 읽어야 할 분량에 전날 읽지 못한 양까지 더해졌습니다. 처음에는 다시 따라잡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밀린 분량이 많아질수록 성경을 펼치는 일 자체가 부담이 되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계획표를 만들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성경 읽기를 단순히 의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말씀을 읽고자 하는 마음은 중요하지만, 매일 읽을 본문을 찾고, 진행 상황을 기억하고, 계획까지 직접 관리해야 한다면 꾸준히 이어가기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기존 성경 앱들은 원하는 본문을 찾고 읽는 데는 매우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필요했던 것은 ‘성경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오늘 무엇을 읽고 내일 어떻게 다시 이어갈지 도와주는 도구’였습니다.
그래서 앱을 열면 오늘 읽을 분량이 바로 보이고, 읽은 부분은 자동으로 기록되며, 하루를 놓치더라도 부담 없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바이블해빗은 처음부터 큰 사업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성경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자꾸 중단했던 제 경험에서 시작된, 아주 개인적인 문제 해결의 과정이었습니다. 이후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더 많은 분들이 말씀 읽기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Q. 성경 본문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한 습관’으로 이어지게 만들기 위해 서비스 동선이나 UX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UX란 사용자의 의지를 계속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내려야 할 결정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을 읽으려고 앱을 열었는데 읽기표를 찾고, 날짜를 확인하고, 읽을 본문을 다시 검색해야 한다면 그 짧은 과정에서도 쉽게 포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블해빗의 핵심 흐름을 ‘오늘 읽을 분량 확인 → 본문 읽기 → 기록하기’로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했습니다.
또 ‘성경 완독’이라는 큰 목표를 오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나누는 데 집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맥체인 통독에서는 하루 분량을 여러 범위로 나누어 하나씩 체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루 전체를 다 읽지 못하더라도 일부라도 읽었다면 그 행동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아예 포기하는 상황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놓친 날을 어떻게 다룰지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연속 읽기 기록은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한 번 끊어진 기록 때문에 전체 계획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속 기록뿐 아니라 누적 읽기일과 전체 진도도 함께 보여주고, 사용자가 자신의 속도로 다시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읽은 뒤에는 마음에 남는 구절을 표시하고, 메모와 말씀 일기를 남기며, 이해가 필요한 부분은 추가 설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성경 읽기가 단순히 정해진 분량을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는 경험으로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알림, 위젯, 함께 읽기 기능도 같은 방향에서 만들었습니다. 사용자를 경쟁시키거나 억지로 앱에 머물게 하기보다, 오늘 말씀을 읽은 작은 행동을 기억하고 내일 다시 시작할 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최근 90일 가입자 기준으로 첫 읽기 체크를 완료한 사용자가 가입 후 첫 기록을 남기기까지 걸린 시간의 중앙값은 5.4분이었습니다. 앱 사용법을 오래 익히지 않아도 실제 읽기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가입 후 첫 주에 읽기와 하이라이트 등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을 경험한 사용자는 30일 내 재방문 비율이 28.4%로, 첫 주에 별다른 행동이 없었던 사용자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결과만으로 특정 기능이 재방문을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읽고 기록하고 묵상하는 다음 행동까지 이어진 사용자가 더 오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향은 확인하고 있습니다.
결국 바이블해빗이 만들고 싶은 경험은 사용자를 앱 안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을 펼치기까지의 부담을 줄이고, 내일 다시 말씀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Q. 데이터나 리뷰를 살펴보시면서 “이 앱을 만들길 정말 잘했다”고 느꼈던 인상 깊은 사용자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A. “사용자 리뷰를 읽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바이블해빗이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 속 말씀 읽기를 돕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리뷰 중 하나는 한 사용자가 “매일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앱을 이용하고 있다”며, 바쁜 오전에도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겨주신 일이었습니다.
개발할 때는 읽기 화면, 체크 기능, 알림 기능처럼 각각의 기능을 하나씩 고민합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는 그 기능들이 모여 ‘출근길에 말씀을 읽는 작은 습관’이 됩니다. 제가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도 바로 그런 부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는데, 바이블해빗을 통해 방향과 목표가 생겼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성경 읽기를 꾸준히 이어가기 어려웠던 분이 앱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깨달은 점은, 개발자에게는 작은 체크 기능 하나로 보이는 것이 사용자에게는 포기하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앱 안에서 하나의 기록으로 보이는 행동도 사용자에게는 매일 시간을 내어 말씀 앞에 나아간 과정입니다. 그래서 기능 하나를 만들 때도 단순히 편리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신앙 생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성경 읽기를 꾸준히 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앱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들의 경험을 통해 바이블해빗이 누군가에게 말씀을 시작할 방향을 알려주고, 다시 이어갈 힘을 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Q.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성경을 읽는 기능이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혼자 읽을 때’와 ‘함께 읽을 때’ 완독률이나 연속 읽기 기록에 어떤 차이가 나타나나요?
A. “현재 데이터에서는 함께 읽기가 처음 성경을 시작하게 만드는 기능이라기보다, 읽기를 시작한 사용자가 더 오래 이어가도록 돕는 기능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성경 완독은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지표이고, 사용자마다 시작 시점과 읽기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완독률 차이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완독률보다 실제 읽은 날의 수와 연속 읽기 기록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2026년 3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 가입 후 35일 이상 관찰 가능한 사용자를 비교했을 때, 함께 읽기를 이용한 사용자 그룹은 평균 누적 읽기일이 10.86일로, 이용하지 않은 그룹의 3.73일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7일 이상 연속 읽기를 기록한 비율도 함께 읽기 이용 그룹이 11.1%, 미이용 그룹이 3.3%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반면 가입 후 30일 안에 한 번이라도 성경을 읽은 비율은 함께 읽기 이용 그룹이 37.0%, 미이용 그룹이 38.4%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첫 읽기를 시작하는 비율은 비슷했지만, 이후 지속성에서는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것이 함께 읽기 기능 자체만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성경 읽기에 대한 의지가 높은 사용자가 함께 읽기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함께 읽는 사용자가 더 높은 지속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혼자 읽을 때는 하루를 놓쳐도 쉽게 지나갈 수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읽으면 누군가도 같은 말씀을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다시 시작할 작은 동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블해빗의 함께 읽기는 큰 규모의 익명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가족, 친구, 부부, 교회 소그룹처럼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서로 격려하고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기능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Q. 1인 개발자로서 서비스를 유지하며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A. “1인 개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일이 많다는 것보다, 수많은 중요한 일들 사이에서 무엇에 집중할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새로운 기능 개발, 오류 수정, 사용자 문의 대응, 데이터 분석, 마케팅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모든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서도, 지금 사용자에게 가장 큰 가치를 주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혼자 운영하는 서비스에서는 누군가 우선순위를 정해주거나 각 분야의 전문적인 의견을 바로 받을 수 없습니다. 결국 사용자의 반응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핵심 경험입니다.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도 ‘이 기능이 사용자가 오늘 성경을 읽고, 내일 다시 돌아오는 데 실제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또 감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데이터를 확인합니다. 설치한 사용자와 실제 읽기를 시작한 사용자를 구분하고, 어느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어떤 행동을 한 사용자가 다시 돌아오는지를 살펴봅니다.
사용자 문의에도 직접 답하려고 노력합니다. 시간이 들지만 가장 정확한 제품 개선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기능을 찾지 못했다면 사용자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이 충분히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운영 업무는 가능한 한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오류와 결제 상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운영 도구를 만들고, 배포와 데이터 집계처럼 반복되는 작업도 자동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것과 모든 일을 매번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1인 개발은 분명 쉽지 않지만,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수정하고 배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빠르게 배우고 개선하는 집중력을 살려 바이블해빗을 더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오늘도 성경 읽기를 다짐했다가 포기하고 실망하는 성도나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성경 읽기를 중단했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읽지 못한 날보다 다시 성경을 펼친 날이 더 중요합니다.
저 역시 여러 번 계획을 세우고 포기했습니다. 예전에는 그것을 의지가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멈춘 뒤 다시 시작하는 과정 역시 성경 읽기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경 읽기의 목적은 연속 기록을 쌓거나 빠르게 완독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말씀 앞에 계속 서는 것입니다. 하루를 놓쳤다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읽을 수 있는 한 장, 한 범위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바이블해빗도 사용자를 평가하는 앱이 아니라, 다시 성경을 펼치는 순간의 부담을 조금 줄여주는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개발자로서도 같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바이블해빗은 거대한 시장을 발견해서 시작한 서비스가 아니라, 제가 직접 겪었던 작은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실제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성경 읽기도, 서비스를 만드는 일도 결국 하루의 작은 행동이 쌓여 만들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도 멈추지 않는 완벽함이 아니라, 멈췄을 때 다시 시작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