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드, 이슬람·가톨릭·개신교 연합 종교협의체 공식 인정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평화와 사회통합 강화 기대

아프리카 차드 정부가 이슬람과 가톨릭, 개신교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종교협의체를 법적으로 공식 인정했다. 정치적 과도기와 지역 안보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평화와 사회 통합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차드 정부는 지난 6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은자메나(N'Djamena)에서 리만 마하마트(Limane Mahamat) 부총리 주재로 열린 행사에서 종교협의체 설립을 위한 정관과 내부 규정을 공식 서명했다.

새 협의체는 차드이슬람사무국(National Council for Islamic Affairs of Chad), 차드가톨릭주교회의(Catholic Bishops' Conference of Chad), 차드복음주의교회·선교연맹(Alliance of Evangelical Churches and Missions in Chad)으로 구성되며, 법적 지위를 바탕으로 종교 간 대화와 평화로운 공존, 국가 통합을 위한 공동 활동을 추진하게 된다.

그동안 차드의 주요 종교 지도자들 간 협력은 비공식적으로 이뤄져 왔으나, 정부는 이번 법적 인정으로 협의체가 다른 공인 단체와 동일한 법적 권한을 갖고 활동하며 국가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하마트 부총리는 “그동안 종교 지도자들이 공동의 사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적 틀이 없었다”며 “이제 정관과 내부 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협의체는 법적으로 인정받는 단체와 같은 지위를 갖고 법이 보장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차드가 정치적 과도기를 마무리하고 국가 제도를 재정비하는 가운데, 안보 위협과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특히 인접국 수단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수십만 명의 난민이 차드 동부로 유입되면서 인도주의적 부담이 커졌으며, 차드호(Lake Chad) 유역에서는 극단주의 무장세력에 따른 안보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단체들은 구호 활동과 지역사회 갈등 중재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협의체 설립에 참여한 은자메나 대주교 에드몽 지탕가르 괴트베(Edmond Djitangar Goetbé)는 “이번 협의체는 차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인간 발전에 기여하고, 하나 되고 번영하는 차드를 건설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도록 계속 힘쓸 것”이라며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보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는 종교가 사회 분열의 원인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도 담고 있다.

차드는 오랫동안 이슬람교와 기독교 공동체가 공존해 왔으며, 정치·안보 위기 속에서도 종교 간 협력 전통을 유지해 왔다.

차드복음주의교회·선교연맹의 타오 엘리제(Tao Élysée) 사무총장은 종교 공동체의 책임은 각자의 신앙 공동체를 넘어 국가 전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가 서로를 배척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각자 믿음은 다르지만 함께 국가를 세워 나가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드는 세속국가이지만 협력적 세속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나라”라며 “사회 속에서 하나님이 차지할 자리는 반드시 있어야 하며, 이러한 영적 차원이 사라진다면 우리 사회는 중요한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드이슬람사무국의 압다다임 압둘라 오스만(Abdadayim Abdallah Ousman) 의장도 “가톨릭과 개신교 형제자매들과 함께 수년 동안 평화로운 공존과 상호 존중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국가 통합을 강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며, 무엇보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 할 차드 국민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 이트노(Mahamat Idriss Déby Itno) 대통령도 행사에서 전달된 메시지를 통해 종교 공동체가 평화와 사회 통합 증진에 기여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차드 정부는 이번 협의체가 갈등 예방 활동을 조율하고 지역사회 간 대화를 확대하며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법적 인정이 향후 국가적 위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기반이 되는 동시에, 정치적 불안과 지역 분쟁 속에서도 이어져 온 차드의 종교 간 협력 전통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