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는 훌륭한 ‘의사’다. 오 박사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오 박사는 분명히 배울 점이 많이 있는 육아 전문가다. 그러나 오은영 박사가 훌륭한 ‘방송인’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어느덧 방송인으로서 큰 활약을 하고 있는 오 박사를 봤을 때, 그녀가 방송에서 한 말 자체는 훌륭한 부분이 많았지만 그녀가 나온 방송은 마냥 이롭지 않았다. 오 박사가 섭외되고 만들어가는 방송을 보면, 결과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이로운 영향보다는 자극과 조롱거리를 더 만들어줬다.
오은영 박사가 ‘금쪽같은 내 새끼’, ‘결혼 지옥’ 등 방송에서 주로 만나온 사람은 사연이 가득한 일반인들이다. 그들 중에는 사실 병원에서 비공개적으로 상담받고 치료받아야 할 환자들도 많았다. 심지어 청소년 출연자도 많지 않았나. 그런 일반인들, 즉 방송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그들이 모자이크도 안 한 채 방송에 나왔고 지금도 남겨 있다. 그러다 보니, 방송을 통한 자극만큼은 말도 안 되게 높았고 시청자의 호기심 또한 많이 끌어들였다.
이런 방송이 제작된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자녀 양육 혹은 결혼 생활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청자들이 해결책을 얻고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우려는 목적이었나? 그런데 그 정도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꼭 이런 대중적인 방송이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해결책을 얻었을 거다. 백번 양보해, TV 방송을 통해 더 대중적으로 대한민국 가정에 화목함을 심어주려 했다고 하면, 일반인 출연자들을 모자이크한 채 방송에 내보내도 충분히 그 목적을 이룰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그런 최소한의 조치도 없이 여러 자극적인 요소를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자극을 통해 시청률 높이려는 목적이 아닌가? 이렇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물론, 방송 출연한 일반인들도 다 동의한 상태에서 촬영과 송출이 이루어졌을 거다. 하지만 그 주체가 청소년이라고 한다면 그 동의가 정말 이성적이고 장기적으로 계획된 분별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가 SNS상에서도 소위 ‘짤’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과거 방송에 출연하여 지금까지도 SNS상에서 짤로 돌아다니며 조롱받고 있는 일반인들이 많이 있다. 한 아이가 청소년 시절에 미숙한 모습 보인 것 때문에 평생 조롱받고 사는 걸 TV가 부추겨서 되겠는가.
또 어떤 일반인 중에는 최후의 선택으로 방송 출연을 결정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냥 병원 가기에는 치료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 어려웠지만 방송에 출연하면 출연료까지 받으면서 오은영 박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어려운 상황에 더하여 오 박사를 만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요소까지 겹치다 보니 출연자 입장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일 수 있다. 그런 출연자들에게 방송 제작진은 더 배려해줄 수 없었나.
물론, 시청률이 안 나오면 방송사가 광고 수익을 못 얻고 결과적으로 방송을 이어갈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대중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자극 요소를 많이 추가해서 시청률 높이겠다는 너무나도 편리하고 대중에 악영향을 주는 구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대중에 이로우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양산하는 게 방송 제작진들의 역할 아닌가. 그럴 자신 없으면 방송 제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일차적으로 방송 제작진의 책임이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가 이런 방송을 계속 해왔고 특별한 변화가 없었기에 오 박사 역시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여러 방송에서 오 박사를 섭외하고 기획하는 과정 중에, 적어도 “육아의 신”이라는 별명이 있는 오 박사라면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또한 그 영향이 대중에 악하게 흘러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했다. 그래서 방송에 태클 걸 건 걸었어야 했다. 그걸 인지 못했다고 하면, 오 박사는 훌륭한 의사긴 하지만 훌륭한 방송인은 아니기에 생긴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황선우 작가
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 대변인
‘문화는 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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