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박해 속에서도 기독교 성장 지속… 이란·中·北 등 지하교회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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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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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독교연대, ‘세계 박해 지수 2026’ 발표
중국 기독교인. ©오픈도어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 박해가 심화되는 가운데서도 일부 국가에서는 교회가 오히려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국제기독교연대(ICC)가 최근 발표한 ‘세계 박해 지수 2026(Global Persecution Index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억8천만 명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고 있지만, 예배 참석만으로 체포·투옥·사형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국가들에서도 기독교 공동체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지하교회와 온라인 네트워크가 정부의 감시를 피해 신자들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CC 연구진은 “탄압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예상치 못한 지역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보고서는 이란의 가정교회 운동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라며, 비밀 네트워크와 온라인 전도를 통해 교회가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은 신성모독죄나 국가안보 관련 법률에 따라 체포·수감되며 일부는 사형까지 선고받고 있지만, 이러한 탄압에도 교회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익명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 기독교 공동체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독교 인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비록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작지만, 이란 기독교인들은 매일 정부의 압박 속에서도 놀라운 회복력과 신앙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기독교인들은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 아래 개인 주택이나 암호화된 온라인 모임을 통해 예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교회 성장과 동시에 종교적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종교의 자유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에서는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과 연계된 힌두 민족주의 단체들이 기독교인과 무슬림 등 종교적 소수자를 공격하고 있으며, 여러 주 정부가 개종을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현재 인도 28개 주 가운데 13개 주에서 개종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법원이 강제 개종 혐의로 기독교인을 유죄 판결한 사례는 없지만, 단순한 의심만으로도 기독교인들이 괴롭힘을 당하거나 구금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밝혔다.

ICC는 2025년 7월까지 1년 동안 인도에서 1,1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거주지를 떠나야 했으며,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당한 사례도 276건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연구진은 “탄압 속에서도 신앙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인도와 파키스탄의 지하 네트워크에서는 개종과 제자훈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신자들은 개인 가정과 오지 마을, 온라인 공동체에서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조용한 용기는 박해의 용광로 속에서도 믿음의 불꽃이 꺼지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북한에서도 소규모 지하교회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신자들이 비밀 예배를 드리고, 라디오 방송을 운영하며, 신앙 서적과 자료를 밀반입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기독교와 종교 활동을 가장 심하게 박해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김정은 정권은 국가 이념 이외의 모든 신앙을 용납하지 않으며, 기독교를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체제를 위협하는 외부 세력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교회는 계속 존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는 현재 세계에서 테러가 가장 심각한 대륙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제평화연구소(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에 따르면 전 세계 테러 관련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코하람(Boko Haram),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알샤바브(al-Shabab) 등 무장단체들은 나이지리아와 사헬 지역, 소말리아반도, 모잠비크 등에서 활동하며 기독교 공동체를 공격하고 있다.

ICC는 2025년 7월까지 1년 동안 나이지리아에서 50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살해됐고, 교회를 대상으로 한 공격도 약 500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2025년 10월 31일 나이지리아를 종교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국가에 부여하는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CPC)’으로 지정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현지 교회들은 불에 탄 예배당을 다시 세우고 예배를 계속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에서도 종교 박해가 이어지고 있다. 니카라과 정부는 사제들을 투옥하고 주교들을 추방했으며, 교회가 운영하는 대학들을 폐쇄했다. 쿠바에서는 정부가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교회를 직접 결정하고 있다.

영국의 기독교 인권단체인 세계기독연대(CSW)는 2024년 한 해 동안 쿠바에서 종교단체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조치가 1,898건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에리트레아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컨테이너와 비밀 감옥에 수감되고 있으며, 최소 8명의 신자가 신앙을 이유로 18년에서 21년 동안 장기 구금된 것으로 보고됐다.

ICC는 이번 지수에서 22개국의 종교 박해 상황을 분석했으며, 이 가운데 13개국이 미국 정부의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된 국가라고 밝혔다.

또한 국제종교자유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Religious Freedom)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폭력사건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2025년 7월까지 1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약 400명, 러시아에서 167명, 미얀마에서 38명, 파키스탄에서 14명, 인도네시아에서 13명, 소말리아에서 12명, 터키에서 3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ICC는 이 수치가 실제 발생한 박해 사례의 일부만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