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 추진… 인스타그램·카카오톡·유튜브도 규제되나

정부, 청소년 SNS 규제 방안 마련 착수… 메신저·동영상 플랫폼 포함 여부와 기능별 규제 방식 주목

정부가 만 14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규제 대상에 포함될 플랫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대표적인 SNS뿐 아니라 카카오톡과 유튜브까지 규제 범위에 들어갈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국회에 발의된 법안들을 종합해 청소년 SNS 규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 대상과 적용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된 법안마다 SNS를 정의하는 기준도 다르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안은 SNS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안은 ‘2명 이상의 이용자가 디지털 정보를 쌍방으로 교환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다 폭넓게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SNS는 이용자가 게시물을 공개하고 팔로우나 친구 관계를 맺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그러나 유튜브는 영상 게시와 구독, 댓글,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톡도 불특정 이용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오픈채팅을 운영한다. 정부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메신저와 동영상 플랫폼도 만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SNS와 메신저 경계 흐려진 청소년 이용 환경

청소년들의 실제 온라인 이용 환경에서는 SNS와 메신저의 경계가 이미 상당 부분 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메신저는 카카오톡 47.3%,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47.2%로 집계됐다. 두 서비스의 이용률 차이는 0.1%포인트에 불과했다.

특히 중학생의 57.3%, 고등학생의 64.4%는 인스타그램 DM을 일상적인 대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에게 인스타그램은 사진과 영상을 게시하는 SNS인 동시에 친구들과 대화하는 메신저 역할도 하는 셈이다.

카카오톡 역시 단순한 연락 수단을 넘어섰다. 청소년 10명 가운데 7명은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오픈채팅방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카카오톡의 일부 기능도 사실상 SNS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톡 전면 제한보다 기능별 관리 가능성

이재길 한림대 미디어스쿨 교수는 “카카오톡은 학생들의 필수적인 소통 수단이 돼 어디까지 허용하고 제한할지를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체 서비스의 가입이나 이용을 제한하기보다 부모와 자녀가 이용 시간과 오픈채팅 등 특정 기능을 선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현재 보호자가 자녀의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숏폼 서비스 이용 여부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보호 기능을 확대하는 방식이 청소년 SNS 규제의 대안으로 검토될 가능성도 있다.

진민정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장은 “카카오톡은 학교 공지나 학급 대화 등에 쓰이는 공식적인 소통 수단에 가깝다”며 “청소년끼리의 일상적인 소통은 인스타그램 DM에서 많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톡 전체를 SNS처럼 규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톡이 학교생활과 보호자 연락 등 필수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만큼 전면적인 가입 제한을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과 오락 경계에 놓인 유튜브

유튜브도 규제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학교 과제나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교육·정보 플랫폼인 동시에 쇼츠와 맞춤형 추천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지속적인 시청을 유도하는 SNS의 성격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유튜브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호주는 유튜브를 16세 미만 가입 제한 대상에 포함하면서도 로그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상을 검색하고 시청하는 것은 허용했다. 영국도 유튜브를 청소년 보호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튜브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이용이 제한된 청소년들이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유튜브 접속 자체를 광범위하게 차단하면 청소년의 뉴스·교육 정보 접근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청소년들이 규제를 피해 상대적으로 관리와 보안이 취약한 해외 비주류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경우 유해 콘텐츠나 온라인 범죄에 노출될 위험이 오히려 커지고, 보호자와 정부의 관리도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플랫폼보다 위험 기능 중심 규제 필요

전문가들은 플랫폼 전체의 이용을 막기보다 청소년에게 위험할 수 있는 기능을 중심으로 규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개적인 소통과 낯선 이용자와의 연결,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추천 등이 주요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진 센터장은 “이용 자체를 막는 일차원적 규제보다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어떤 콘텐츠를 추천하고 낯선 사람과 어떻게 연결하는지 그 기능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전용 안전모드 설정을 의무화하고 민감한 영상의 추천을 제한하는 등 플랫폼 시스템 자체를 안전하게 설계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까지 일괄적인 가입 제한 대상으로 묶을 경우 과거 ‘게임 셧다운제’와 같은 과잉 규제 논란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도 업무보고에서 셧다운제 경험을 언급하며 사회적 공론화를 거친 맞춤형·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만 14세 미만 SNS 가입 제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특정 플랫폼의 명칭만으로 규제 대상을 구분하기보다 서비스별 기능과 위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마련할 청소년 SNS 규제안에서 플랫폼의 특성과 청소년 보호 필요성, 정보 접근권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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