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의 땅' 중국, 향후 5년내 핵심 사안은 '가정교회' 등록 문제

선교
아시아·호주
이지희 기자
중국에서 일어나는 박해현장의 변화
(자료사진) 지하교회 성도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읽고 있는 모습.   ©RFA

초교파 국제선교단체인 오픈도어가 최근 주최한 회의에 참석한 두 명의 중국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의미 심장한 말을 전했다.

"지금 우리는 아주 완벽한 핍박을 받고 있습니다. 주님을 선택한 대가를 치르고 있죠. 하지만 선교활동과 성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중국 정부는 혼란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 공산주의 사상을 고집한 채로 더 이상 입에 발린 말을 하지 않고, 시장조직이 모든 자본을 끌어들이도록 이끌면서 엄청난 경제 성장과 자유 증진, 신속한 서구화를 만들어 냈다. 천안문 광장 정면에 있는 사진 속의 모택동이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번쩍이는 네온으로 둘러싸진 광장의 다른 한쪽에서는 캔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Colonel Sanders)가 활짝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권위주의와 서양의 자본주의 사이의 몸싸움을 바탕으로 특유의 정서와 함께 예측 불가능한 종교-정치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으로 중국 정부는 전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초강대국 대열에 오르면서 지도자들은 국수주의로 변했고 어떤 면에서는 반서구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한 중국 주재 외교관이 "모든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마치 자신들이 새로운 지배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는 중국의 국제적인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바로 중국 옹호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를 여전히 서양의 수입품으로 보고 중국 고유의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므로 교회는 당국을 상대로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보면 중국 정부는 예전에 비해 더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인구 문제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경제적인 골칫거리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것은 물론 전국에 걸쳐 만연되어 있는 부패에 맞서 항의하는 폭동들이 일년에 15만 명 정도 발생하는 상황 속에서 정부가 사회안정 유지와 고도의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날로 증가하는 사회악을 경감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정직한 협력자들을 찾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중국 교회에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 주게 된 일은 아이러니 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교회는 정부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번성하고 있다. 크리스천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몰살당하지 않고 사회 일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 이들을 통해 목적 달성을 원하는 순간 바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는 상황으로 바뀐다. 이런 이유로 크리스천들은 여전히 핍박을 받고 있다.

다음 네 가지 사안들은 오늘날 중국교회가 핍박에 처하게 되는 주된 이유다.

1. 크리스천들의 영향력이 너무 지나치다고 여겨질 때

정부 당국은 기독교가 주로 시골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로 힘을 합치자 잔뜩 겁 먹은 모습이다. 모택동 혁명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대중을 혁명으로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런 최근 당국과 이 거대한 네트워크 지도자들 사이에 조심스러운 대화가 오가기 시작하면서 가정교회에 대한 합법적인 등록절차가 가능하길 바라고 있다.

2. 크리스천들이 지나치게 정치와 관련되었다고 여겨질 때

중국교회는 행동을 신중해 해야 한다. 사회유지를 위한 공산당의 권리를 위협하지 않으면서 사회개선을 위해 일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합의된 법률이 없으므로 어느 순간도 당국 관료들의 태도를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내륙 도시의 가정교회는 운영하던 고아원의 문을 강제로 닫아야 했다. 관료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고아원 운영은 주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당신들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가로채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도시에서는 고아원 운영 사업이 공산당 체제를 전복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교회에서 고아원 사역을 계속 담당하고 있다.

베이징에 있는 쇼우왕(Shouwang) 가정교회 또한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쇼우왕교회는 예배 장소로 마련한 부지를 공개적으로 개조하고 정부에서 허가 받은 삼자교회 밖에서 모임을 갖고자 계획하였으나 교회 문을 연 2011년 4월 11일 지도자들이 체포되었다. 그러나 베이징의 다른 지역에 있는 가정교회는 부지 마련 후 공개모임을 가질 당시 쇼우왕교회와는 다르게 행동했다. 그 교회 지도자는 "저희는 밖으로 나가 대립을 야기시켰던 쇼우왕교회처럼 공격적으로 우리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쇼우왕교회 집회는 공산당에 정치적인 위협으로 간주되어 핍박을 받게 된 것이다.

3. 기독교가 지나치게 외국 것으로 인식될 때

교회가 외국에서 도입되어 외국의 서적과 지도력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여겨질 경우 그건 바로 외국인의 지배를 싫어하는 중국인들의 심리 속 깊숙이 무언가를 세뇌시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중국의 기독교가 좀더 중국인의 고유한 특성에 맞게 전파되는 것이 중요하다.

4. 기독교가 지나치게 광신적인 종교집단으로 인식될 때

가정교회에서 비정통적이거나 극단적인 가르침을 할 경우, 정부의 표적이 되어 파룬궁(Falun Gong)과 같은 불법 종교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교회에서 발생하는 이단문제로 인해 선교단체에서 이룬 노력의 상당수가 헛수고로 돌아가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중국 지도자들은 종교에 관심을 갖는 대신, 몰살하지 않고 이용하기로 결심했다. 가정교회는 위험인지 기회인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무슨 일이?

올 봄 전 세계에 중국이 어떠한 나라인지 알게 해준 사람이 있는데 그는 41살의 시각장애인으로 이름은 천광청(Chen Guangcheng)이며 독학으로 법률을 공부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6년 전 고향인 산둥 지방에서 낙태를 강요하는 정부의 관행을 폭로한 인물이다. 겁 없는 행동에 대한 대가로 그는 4년 동안 감옥생활을 해야 했고 연장해서 19개월의 가택 연금을 선고 받고 지내던 중 2012년 4월 22일 베이징에 있는 미국대사관으로 탈출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오늘날 가정교회 크리스천들이 직면하고 있는 역학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정부 당국은 공개적으로 몹시 화를 내면서 미국 정부에게 천광청을 넘겨줄 것과 대사관에서 그를 보호했던 일과 관련하여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남몰래 대사관으로 그를 인도한 지하인권운동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그러나 곧이어 당국은 미국 관료들과 체면을 살리기 위한 협상을 비밀리에 끝마친 후 천광청이 미국에서 1년간 공부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그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5월 19일 미국으로 넘어갔다.

공식적인 위법 행위를 폭로한 변호사를 상대로 혐의를 조작하며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이 진짜일까? 아니면 관련자들이 자유를 좀 더 누릴 수 있도록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는 상당히 합리적인 태도를 갖춘 모습이 진짜일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혼란스럽게도 중국이 두 가지 얼굴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있는 중국인권단체인 대화원조협회(China Aid Association, 크리스천이자 반체제 인사인 밥 푸가 운영하는 단체, 밥 푸는 천광청의 탈출을 도운 인물)는 지난 4월 20일 중국공산당이 2010년 12월부터 가정교회 근절을 위한 10년 계획을 실행해 왔다는 내용의 기사를 발표했다.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4월 25일 CDN(Compass Direct News)에도 소개되었는데, 기사에 따르면 대화원조협회는 공산당이 이 계획에 '작전 저지'라는 이름을 붙이고 가정교회가 삼자교회에 가입하도록 강하게 밀어붙이거나 또는 거대해지는 가정교회 모임을 최소한 해체시키는 방법을 관료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비밀 문서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계획은 국가종교사무국에서 기록을 컴퓨터에 저장하고 가정교회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10년 안에 근절시키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국가종교사무국에 가정교회에 압력을 넣어 삼자교회에 가입하도록 내린 공식적인 명령이 있지만, 근절 문제와 관련된 증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섯 개의 주요 농촌, 도시 가정교회 네트워크 지도자들은 그 문서에 관한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한 지도자는 "보십시오. 우리는 지금 정부와 대화 중입니다. 정부는 가정교회를 등록시킬 방법을 찾고 있고 우리 역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자교회 등록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들 중 공산당의 가정교회 근절 계획에 대해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부 내 한 당파가 이 전략을 시도하고 있을 법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당국이 표면적으로 드러난 종교 활동에 대해 압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 이상의 핍박을 가정교회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 가정교회 등록 문제는 앞으로 5년 간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한 지도자는 "가정교회가 등록하게 되면 지금보다 나은 합법적인 보장을 비롯해 자선 단체를 설립하고 교회 건물을 짓는 등 여러 가능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는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 네트워크가 완전히 공개된다면 절대 등록하지 않겠지만, 협상을 통해 부분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라면 대화를 계속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입니다"라고 전했다. -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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