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국-이란 종전, 다음은 북한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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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다. 전쟁 발발 106일 만인 6월 14일(현지 시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이란은 대미 협상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각각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해 전자 서명하면서 전쟁 종료를 공식화했다.

​미국과 이란이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는 이란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연결하는 큰 틀을 담았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와 제재 완화 조건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선 양국 간의 입장 차이가 커 후속 협상으로 넘겨진 상태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 이란 간의 전쟁이 3개월여 만에 끝나게 된 건 다행이다. 더 시간을 끌었다면 2차, 3차의 중동 분쟁과 그에 따른 무고한 희생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간을 되돌아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목적은 이란의 핵 개발을 저지하는 데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쟁이 끝났다는 건 이란이 핵 포기에 동의했다는 뜻일 거다. 그렇다면 이제 이란 내 우라늄농축 중단 및 고농축우라늄 폐기를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합의서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이 2개월 한시적이란 점도 걸림돌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합의 소식을 전하며 자신의 SNS에 과거 자신이 북한 김정은과 나란히 걷는 사진을 올린 게 화제다. 이에 대해 많은 언론이 다음이 북한 차례라는 걸 암시하는 거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다음 차례가 북한 김정은이라면 그건 곧 북미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포석의 하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은 이란과 달리 이미 핵무기를 완성한 단계라는 점에서 미국이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할지가 관심사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언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공식 문서상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가 자취를 감춘 건 아니지만 당국자들이 더 이상 북한의 비핵화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는 건 향후 북미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걸 시사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모든 기조는 자국 우선 보호주의에 있다. 그런 미국에 한반도의 평화를 맡기는 건 불안하다.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EU 의장이 북한의 비핵화를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게 시의적절했던 이유다.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되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을 대내외에 선명하게 드러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