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수난립=필패공식’ 확인한 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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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가 대거 당선되면서 학생인권 조례 등 학교 현장에서의 이념교육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모두 진보 성향 교육감이 포진하면서 교육이 인권 가치 중심으로 전환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진보 교육감은 전체 16개 시도 중 서울·경기를 비롯해 10개 지역에서 나왔다. 보수 교육감은 대구·경북·경남·충북 등 4곳, 중도 교육감은 세종·대전 2곳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4년 전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2022년 선거 땐 17개 시도교육감 중 보수 교육감이 절반에 가까운 8석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4년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중도를 합해도 6곳 밖에 안 되는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게 된 거다.

첫 번째 원인은 보수 후보 간의 난립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이번에도 보수 후보가 여러 명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진보 후보인 현 정근식 교육감의 재선을 도운 꼴이 됐다. 정 교육감이 얻은 득표율(30.32%)이 조전혁(23.44%), 윤호상(14.54%), 한만중(9.45%) 등 보수 중도후보가 얻은 득표율(47%)에 훨씬 못 미치는 게 단적인 증거다.

‘보수 후보 난립=필패 공식’은 지난 2024년 보궐선거 때의 재연이다. 당시 보수 후보 간에 단일 후보 추대 논의가 무르익었지만 윤호상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독자노선을 선언하는 바람에 또 다시 표가 분산돼 현 정 교육감에게 어부지리 당선을 안겼다. 그럼에도 이번엔 아예 후보 단일화 없이 저마다 출마했으니 선거 결과는 해보나 마나였던 거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지적이지만 이번 선거도 유권자의 무관심과 교육감 선거제도가 가진 맹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무효표가 110만 표가 넘었다는 사실은 출마자가 누가누구인지도 모르겠고, 정당 공천도 없어 그냥 나열된 이름만 보고 찍거나 아예 기표를 포기하는 유권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당선된 이들이 교육정책을 쥐락펴락할 걸 생각하니 답답하다.

전국에 진보교육감들이 포진한 이상 향후 교육정책의 방향 또한 이념 중심으로 돌아갈게 불가피해졌다. 공교육 강화, 돌봄 확대, 학생 인권 보호 등 진보 교육감들이 강조해온 의제들과 함께 학교 현장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으로 불리는 ‘학생인권 조례’가 탄력을 받게 돼 학교 현장의 혼란이 극심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