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현충일 6.25 기념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기독교계는 현충일이나 6.25를 단순한 국가기념일이나 추모행사로만 이해하기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누리는 종교의 자유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은 최근 발표한 현충일 논평을 통해 현충일의 의미를 단순한 애국심 차원을 넘어 신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이들은 "현충일은 단순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추모하는 날이 아니라,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를 기억하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는 날"이라고 밝혔다.
◇ “오늘의 자유와 번영은 선대의 희생 위에 세워져”
기독교 학계에서도 호국보훈의 달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교회사학자인 이상규 박사(백석대)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누리는 안정과 산업화의 기반에는 6.25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수많은 무명의 애국자들의 헌신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박사는 “오늘의 한국사회가 이 정도의 안정과 산업화를 이룬 것은 6·25전쟁기 호국정신으로 싸웠던 이름 없는 애국자들의 헌신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준 맥아더 장군이나 호국정신으로 싸웠던 백선엽 장군을 폄하하거나 동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나라의 지도층마저 남침전쟁의 아픔을 망각한 채 친중·친북적 성향을 보이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호국보훈의 달에는 나라를 위해 피 흘린 선대들에게 감사하고 국가 안보를 더욱 굳건히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 “그리스도인의 희생 정신,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도 확인”
안양대학교 명예교수 이은선 박사는 현충일을 통해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분들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이어받겠다는 다짐을 하는 날”이라며 “세상은 주로 국가를 지키는 차원에서 그 의미를 생각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함께 떠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를 속량하기 위해 이 땅에 오셔서 희생의 삶을 사신 것처럼 한국교회 역시 역사 속에서 사회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들이 고난을 감수하면서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은 기독교가 민족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종교라는 인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전쟁 당시 군목제도가 도입돼 전쟁의 어려움 속에 있는 장병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던 역사 역시 기독교가 국가 공동체를 섬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이 박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모든 분들을 기억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했던 신앙인들의 삶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 역시 그러한 삶을 살아가겠다는 결단을 다질 때,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달은 세속적 의미를 넘어 더욱 깊은 신앙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교회, 호국보훈의 달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한편,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국교회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다양한 예배와 기도회,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매년 6월 25일 전후 주일을 ‘6·25전쟁 기념주일’ 또는 ‘평화통일기념주일’로 지키고 있다. 전국 교회들은 주일예배를 통해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추모하며,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감사와 축복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총연합 등 주요 교계 연합기관과 각 교단은 국가 안보와 복음적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구국기도회를 개최하며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계 시민단체들도 다양한 평화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평화통일연대 등은 파주 임진각과 철원 노동당사 등 접경지역을 찾아 ‘DMZ 평화기도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분단의 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신앙과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인물들을 기리는 행사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교단별로 주기철 목사와 손양원 목사 등 신앙의 절개를 지킨 순교자들의 삶을 조명하는 추모예배와 학술세미나가 이어지고 있다.
◇ 추모를 넘어 섬김과 나눔으로 이어지는 보훈 정신
한국교회는 예배와 기도에만 머물지 않고 호국보훈 정신을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하고 있다.
전국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 가정을 찾아 생필품과 위로금을 전달하는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훈가족을 위한 위로회와 감사행사도 지역별로 진행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군선교 사역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교회들은 전방 군부대와 군인교회를 방문해 위문품을 전달하고 청년 장병들을 격려하는 군선교 활동을 전개하며 호국보훈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과 여수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 등 기독교 역사 유적지를 찾아가는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성도들은 민족과 신앙을 위해 헌신한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역사를 기억하고 신앙적 교훈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고 있다.
기독교계는 현충일과 호국보훈의 달이 단순한 추모를 넘어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정신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