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에 흐른 생명의 걸음 – 보츠와나에서 드린 순종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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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식 선교사(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연) 캐나다 노회 파송, 세계 순회 의료복음 선교사)
주재식 선교사

남아프리카 고산지대, 메마른 칼라하리 사막을 품고 있는 보츠와나. 이곳의 츠와나 사람들은 척박한 사막을 떠나 모여 살아가지만, 그들의 삶에는 여전히 사막의 거친 결이 남아 있다. 나는 이 땅에서 부르심의 이유를 다 알지 못한 채, 오직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다.

선교지에서 한 아버지의 간곡한 요청으로 한 가정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스스로 걸어본 적 없는 딸이 있었다. 물질적인 여유는 있었으나, 걷지 못하는 딸을 둔 부모의 마음에는 깊은 아픔과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침술 도구를 든 손을 모으며 기도했다. "주님, 제 손에 들린 이 작은 침이 주님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처음 접하는 침술 치료 앞에서 딸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고, 아버지는 긴장된 마음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그 긴장감 속에서 나의 모든 열심을 내려놓고 오직 복음의 능력만을 의지했다. 학생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고백했다. "이 치료는 나의 것이 아닙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치료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학생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고, 미세하게 다리가 움직였다. 나는 담대한 마음으로 그에게 물었다. "이제… 걸어 보시겠습니까?" 학생은 놀라움 속에 몸을 일으켰고, 뒤뚱거리며 문턱을 넘어섰다. 그 순간, 집 안에는 "할렐루야!"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이는 단순한 기쁨의 표현이 아닌,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목도한 믿음의 고백이었다.

그 외침은 곧 주변으로 번져나갔다. 그날 이후 아버지의 형제와 친지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나누는 교제가 이어졌다. 육체의 회복을 기대하며 온 이들이 복음의 진리를 듣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한 가정에서 시작된 "할렐루야"는 사람을 모으는 소리를 넘어, 복음이 스며들어 퍼져가는 작은 불씨가 되었다.

아버지는 다시 한번 나에게 부탁했다. "우리와 함께 더 머물러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 물음은 이미 다음 사람들을 향한 선교의 길이 열리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 인도하심을 따라 그곳에 더 머물기로 결단했다.

이 사역을 통해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것은 단순한 치료나 나의 계획으로 확장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주님께서 친히 이루시는 일이며, 나는 그저 그 부르심에 순종하여 서 있을 뿐이다. 오늘도 나는 메마른 사막 곁에서, 더 메마른 영혼들을 향해 부르심을 따라 나아간다.

#주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