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세계한인선교대회 첫째 날 주제강의에서 조용중 선교사(KWMC 사무총장)는 한인교회와 한인 선교운동이 다시 예수 그리스도께로 돌아가야 하며, 동시에 변화된 시대 속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선교운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퀸즈한인교회 대성전에서 진행된 강의에서 조 선교사는 이번 대회의 주제인 ‘예수, 열방의 빛’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이 시대의 교회와 선교사가 붙들어야 할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 전쟁과 난민 문제, 종교적 박해, 경제적 붕괴, 이념 갈등과 세대 단절 등을 언급하며 “세계는 더 연결되었지만 동시에 더 깊이 분열되고 있고, 정보는 넘치지만 진리는 더 흐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지인으로부터 탈레반 치하에서 두 딸이 두려움 속에 숨어 지내고 있다는 기도 요청을 받은 일을 소개하며, “선교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며 책상 위의 전략만도 아니다. 지금도 실제 사람들의 생명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조 선교사는 “난민의 눈물, 박해받는 교회의 고통, 전쟁터의 아이들, 디지털 세상 속에서 길을 잃은 다음 세대, 복음을 듣지 못한 열방의 운명과 선교는 연결되어 있다”며 “이런 시대에 교회가 붙들어야 할 중심은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라고 강조했다.
열방과 교회, 선교운동을 연결해야
조 선교사는 이날 강의의 핵심을 ‘링크’(LINK)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그는 첫 번째 핵심인 L을 ‘열방 연결’(Link the Nations)로 설명하며, 열방과 교회, 선교사, 선교단체, 다음 세대, 전문인과 비즈니스 리더, 예술가와 기술 전문가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선교가 더 이상 한 중심에서 주변으로 흘러가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중심에서 여러 방향으로 흘러가는 ‘다중심적 선교’(Polycentric Mission)의 시대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교회가 유럽을 향해 선교사를 보내고, 브라질 교회가 중동과 북한을 위해 기도하며, 필리핀 성도들이 노동 이주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복음의 증인이 되고 있다는 사례도 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흐름을 준비해 왔다고 평가했다. 1973년 아시아선교협의회(Asia Missions Association), 1988년 제3세계선교협의회(Third World Missions Association) 등은 “선교가 서구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민족의 교회에게 주어진 책임임을 선언한 중요한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선교사는 “이제 한인교회는 얼마나 많이 보냈는가를 자랑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숙하게 협력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며 “다중심 선교 시대에 한인 선교와 한인교회의 역할은 주도권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물보다 사람에게 투자해야”… 다음 세대와 선교사 자녀 세우기 강조
두 번째 핵심인 I는 ‘사람 투자’(Invest in People)다. 조 선교사는 선교의 미래가 건물이나 행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세워지지 않으면 선교는 이어지지 않고, 다음 세대가 세워지지 않으면 선교의 유산은 끊어진다”며 “현지 지도자가 세워지지 않으면 선교는 의존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번 대회에서 30·40대 선교사와 차세대 사역자들에게 무대를 대폭 맡긴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젊은 세대가 선교운동의 주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무대를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선교사 자녀(MK)를 향한 실제적 돌봄과 투자도 강조했다. 조 선교사는 선교사 자녀들이 교육과 신분 문제로 겪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미주 한인교회가 이들을 위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선교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전방 선교는 먼 오지만이 아니다”
세 번째 핵심인 N은 ‘새로운 선교 최전방’(Next Frontiers)이다. 조 선교사는 최전방 선교(Frontier Mission)가 단순히 먼 오지로 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음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모든 경계로 나아가는 것이 최전방 선교”라며 지리적 경계뿐 아니라 문화적 경계, 종교적 경계, 세대적 경계, 디지털 경계, 경제적 경계, 예술과 미디어의 경계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난민 문제를 중요한 선교적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난민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곁으로 보내신 열방”이라며, 교육과 언어, 정착을 돕고 복음의 사랑을 보여주는 일이 오늘날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선교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시대와 예술·미디어 영역도 새로운 선교의 최전방이라고 말했다. 조 선교사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성, 분별력, 윤리, 진정성”이라며 “앞으로의 시대는 누가 더 많은 정보를 가졌는가보다 누가 진짜 하나님과 동행하는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보내고 잊어버리는 시대는 끝나야”
네 번째 핵심인 K는 ‘파송의 언약 지키기’(Keep the Covenant)다. 조 선교사는 교회와 선교사의 관계가 단순한 후원 관계가 아니라 언약의 관계로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선교사를 보내는 데는 열심이 있었지만, 보낸 뒤에는 얼마나 함께했는가를 물어야 한다”며 “선교사가 외로울 때, 탈진했을 때, 선교사 자녀가 정체성의 혼란 속에 있을 때, 은퇴를 앞두고 불안해할 때 교회는 무엇을 준비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보내고 잊어버리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며 “선교사 돌봄(Member Care)은 선택이 아니라 선교의 본질적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조 선교사는 장기적이고 정기적인 연락, 영적 돌봄, 심리상담, 자녀교육 지원, 위기관리, 건강검진, 재정 점검 등 조직적이고 실제적인 돌봄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선교사에게 ‘우리는 당신을 보냈을 뿐 아니라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파송에서 은퇴까지, 사역에서 가정까지, 부모에서 자녀까지, 보고서에서 눈물까지, 열매에서 상처까지 함께 책임지는 선교가 앞으로 세계한인선교협의회의 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예수께로, 다시 행동하는 선교로”
조 선교사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교회의 희망은 돈이 아니고, 선교의 미래는 기술만이 아니며, 우리의 능력은 숫자가 아니다. 우리의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는 열방의 빛이며 교회의 소망이고 선교의 중심”이라며 “우리는 다시 예수께로 돌아가야 하고, 다시 십자가 앞으로 돌아가야 하며,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교대회가 단순히 강의를 듣고 감동을 받는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교회가 움직여야 하고, 선교부가 움직여야 하며, 다음 세대와 전문인, 비즈니스 리더, 예술가, 인공지능 시대의 기술 전문가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 선교사는 “열방을 연결하고, 사람에게 투자하며, 새로운 선교의 최전방으로 나아가고, 파송의 언약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이번 대회를 통해 붙들어야 할 행동선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