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 'AI 초과이익 국민배당' 한마디에 시장 출렁

경제
경제일반
한승우 기자
swhan@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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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페이스북 'AI 초과이익 국민배당' 한 줄에 코스피 7,643 급락·외인 6.6조 매도, 환율 1,489.9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왼쪽)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배당금' 글이 시장을 흔들었다. ⓒ뉴시스

 

정책실장 페이스북 글 한 줄이 8천피 직전의 코스피를 단번에 끌어내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2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시대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장문 글을 게시한 직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 6,211억 원어치를 던졌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7,999.67까지 올라 8,000선을 두드렸지만, 2.29% 빠진 7,643.15에 마감했다.

청와대는 오후 들어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경제 정책 총괄'의 위치에서 나온 발언을 단순 사견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김 실장이 던진 메시지는 △AI 인프라 초과이익 환원 △적극재정 옹호 △반도체 호황과 세수 연계 △2027년 세수 구조 등 네 갈래로 정리된다. 시장과 정치권이 어디서 어떻게 충돌하는지, 한 줄로 압축된 그의 말을 풀어본다.

발언 ① "AI 초과세수, 국민에 환원돼야"

김 실장의 페이스북 글은 "AI 인프라 공급망에서의 전략적 위치가 구조적 호황을 만들고, 그것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진다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마땅히 고민해야 할 설계의 문제"라는 문장이 핵심이다. 그는 이어 "노르웨이는 1990년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그 운용수익을 재정원칙에 따라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며 한국의 AI 시대 초과이익 관리 모델을 노르웨이형으로 제시했다.

발언의 무게는 두 가지다. 첫째, AI·반도체 사이클로 들어오는 법인세 초과세수를 단순한 예산 편성 변수가 아니라 '국민 몫'으로 규정한 점이다. 둘째, 이를 가칭 '국민배당금' 제도로 설계 가능하다고 본 점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1996년 출범해 30년간 누적 1조 8,000억 달러 규모로 불어났고, 운용수익을 일정 비율로 정부 일반회계에 이전해 사회보장·교육·기후 대응에 쓴다. 미국 알래스카 영주기금(APF)은 1976년부터 석유 로열티의 25%를 적립해 매년 주민 1인당 1,000~3,000달러를 직접 지급한다. 김 실장은 두 모델을 '한국 AI 시대 자산 설계의 참고점'으로 제시한 셈이다.

발언 ② "긴축 강요는 무책임…적극재정 기조 유지"

같은 날 오전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포퓰리즘적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긴축 강요는 무책임한 목소리"라며 적극재정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김 실장은 "AI 인프라 호황을 활용한 적극재정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글의 '초과세수 활용'과 대통령의 '적극재정 유지'가 같은 정책 라인 위에 놓여 있다는 신호다.

정책실의 그림은 명확하다. 반도체·AI 호황이 만들어내는 법인세 수입을 단순한 균형재정 보강용이 아니라, 국민배당·복지·산업 재투자에 배분한다는 흐름이다. 2026년 추가경정예산은 이미 일부 편성됐고, 2027년 본예산도 6월부터 본격 편성 작업에 들어간다. 김 실장의 글은 그 청사진의 '서문'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4월 27일 청와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AI 산업 성장을 정책 1순위 의제로 꺼낸 김 실장은 이날 '국민배당금'으로 화두를 옮겼다. ⓒ뉴시스

 

발언 ③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세수 역사적 규모"

김 실장은 페이스북에서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년과 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정부 세수 전망의 구체적 좌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기획재정부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법인세는 71조 원대였지만, 2026년에는 반도체 업종 한 곳에서만 추가로 10조 원 이상의 법인세가 들어올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배당금'의 재원도 이 흐름과 직결된다. 한 정책기획 관계자는 "법인세 자연증가분의 일부를 별도의 환원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 반도체·플랫폼 등 특정 업종에 한정한 초과이익세를 신설하는 방안, 국부펀드를 새로 만들어 운용수익으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책상 위에 함께 올라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검토 단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정책 시나리오 중 일부가 이미 짜여 있다고 본다.

발언 ④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도 같은 맥락"

시장이 김 실장의 글을 단순한 학자적 사유로 보지 않은 결정적 배경은 따로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막판 사후조정을 벌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부 보도는 김 실장의 발언이 "AI·반도체 호황의 초과이익은 회사·주주 외에 노동자와 국민 모두에게 환원돼야 한다는 메시지로, 삼성전자 노사 갈등에 일정한 영향을 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재계는 즉시 반발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이익을 정부가 배급하는 듯한 제안은 자본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장이 김용범 발언을 해석한 4단계

단계 발언 핵심 시장 해석
AI 인프라 과실, 특정 기업만의 것 아냐 반도체·플랫폼 초과이익 환수 가능성
'국민배당금' 제도 설계 필요 기업 이익 배당 외 별도 분배 채널 신설
노르웨이형 국부펀드 모델 제시 법인세 외 새 재원·기금 신설 가능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 세수 역대 최고 법인세 인상·증세 카드 가시화

자료: 김용범 정책실장 페이스북(2026.05.12 새벽) 발언과 청와대 비상경제점검회의 발언을 종합해 본지 정리.

정치권·재계 반응 — "검토" vs "기업이익 배급"

여당은 신중한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책실장 개인 의견인 만큼 당 차원에서 직접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검토하고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AI 산업의 동력을 끌어내는 기업의 노력을 무시한 채 이익을 강제 배분하자는 발상은 '기업이익 배급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재계 반응은 더 직접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초과이익의 정의 자체가 정치적 판단에 좌우될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며 "기업의 R&D 재투자 여력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인 투자자 시각도 같은 결을 보였다. 외신은 김 실장 발언을 '국가의 기업 잉여 분배 개입'으로 해석해 한국 증시에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을 일시적으로 더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본 의미 — 환율·금리·증시 동반 반응

김 실장의 글이 공개된 이후 시장은 짧지만 강한 반응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89.9원에 마감해 1,490원 선을 위협했다. 코스피는 7,999.67을 찍은 뒤 5% 가까운 변동성을 보이며 7,421.71까지 밀렸다가 7,643.15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역대 3위 규모(6조 6,211억 원)로 순매도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국민배당금'이라는 단어 자체가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AI 호황의 사유화 차단' 신호로 읽히면서 단기 차익 실현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4월 23일 베트남 하노이 프레스센터에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책실은 4월 이후 'AI·산업 호황 활용'을 정책 우선순위로 잡아 왔다. ⓒ뉴시스

 

앞으로의 변수 — 2027년 본예산까지 6월의 분기점

김 실장 발언이 단발 이슈로 끝날지, 2027년 예산안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을지는 6월에 갈린다. 정부는 6월 초 '2026년 1차 추경 결산'과 '2027년 예산 편성 지침'을 잇달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AI·반도체 초과이익에 대한 별도 분류 ▲국부펀드 또는 기금 신설 검토 ▲노동시장 성과배분 기준 강화 등 어느 한 가지라도 명시된다면, 김 실장의 페이스북 글은 정책 메시지로 굳어진다.

반대 시나리오도 있다. 청와대가 거듭 "개인 의견"임을 강조한다면, 2026년 하반기 정부의 정책 카드는 '국민배당금'이 아니라 기존 적극재정·R&D 세액공제·기업 자율 성과배분 강화 쪽으로 정리될 수 있다. 시장은 6월 첫째 주 기획재정부·대통령실 합동 브리핑을 사실상의 분기점으로 본다.

자주 묻는 질문

Q1. 김용범 정책실장은 어떤 사람인가요.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입니다.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 정책실장으로 임명됐고, 거시·세제·금융 정책을 총괄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산업 정책 화두를 자주 던지는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Q2. '국민배당금'은 곧 시행되는 제도인가요.

아닙니다. 청와대는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정책실장 위치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2027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흐름이 반영될 가능성은 시장이 면밀히 지켜보는 변수입니다.

Q3. 왜 시장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했나요.

코스피가 사상 첫 8천피를 두드리는 길목에서, 정책 총괄자의 '초과이익 환수' 발언이 외국인 차익실현 명분으로 직결됐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두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외인 매수가 집중돼 있던 만큼 한 줄짜리 글의 파급이 컸습니다.

Q4.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한국이 어떻게 다른가요.

노르웨이는 국가 소유 석유 매출이 재원이지만, 한국은 민간 기업의 법인세·법인 이익이 재원 후보가 됩니다. '국가 자산 활용'과 '민간 이익 분배'는 결정 구조가 전혀 달라, 제도 설계 시 헌법·재산권 충돌 논란이 더 큽니다.

Q5. 다음에 봐야 할 일정은 무엇인가요.

6월 초 기획재정부 '2027년 예산 편성 지침' 발표, 5월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5월 14~15일 미·중 베이징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릅니다. 김 실장의 메시지가 정책으로 반영될지 여부는 6월 지침 발표에서 1차 윤곽이 드러납니다.

핵심 정리: 김용범 발언, 시장이 읽어낸 6가지

  • 핵심 메시지는 "AI 인프라 초과세수, 국민에 환원해야"의 한 줄 — 정책실장 페이스북 새벽 글.
  •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첫 7,999.67을 찍었다가 2.29% 빠진 7,643.15로 마감, 외인 6.6조 매도.
  • 원·달러 환율은 17.5원 오른 1,489.9원으로 마감해 1,490원 선을 위협.
  • 청와대는 "개인 의견" 진화, 그러나 시장은 적극재정·증세 시그널로 해석.
  • 야당·재계는 '기업이익 배급제' 비판, 여당은 신중한 거리두기.
  • 6월 초 '2027년 예산 편성 지침'이 김 실장 메시지의 정책화 여부를 가를 1차 분기점.

자료 출처 및 면책

본 기사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2026.05.12 페이스북 게시글(공개), 청와대 비상경제점검회의 발언, 한국거래소(krx.co.kr) 5월 12일 코스피 마감 지표, 서울외환시장 종가 등을 종합해 작성됐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세무·법률 자문이 아니다. 정책 진행 상황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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